창설 50년 라디오프리유럽 역할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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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냉전 때 유럽지역에서 대(對)공산권 방송을 했던 라디오프리유럽(RFE)이 지난 4일로 창설 50주년을 맞았다.

RFE는 자매 방송국 라디오리버티(RL)와 함께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1951년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아 공산권과의 전파전쟁을 위해 탄생했다.

지금은 통합된 두 방송사는 95년 운영 자금원을 CIA에서 미 의회로 전환하는 한편 본사를 서독 뮌헨에서 체코 프라하로 옮겼다.

바츨라프 하벨 체코대통령은 RFE를 "진리의 소식" 이라고 치켜세우고 본사가 프라하로 이전한 것은 영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소련 외무장관 출신으로 현재 그루지야 대통령인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는 RFE와 RL을 "전체주의적 사상에 갇혔던 시절 민주주의 사상의 선도자" 라고 묘사했다.

그러나 RFE와 RL이 냉전시대 선전기관이었을 뿐 언론기관이 아니었다는 혹평과 함께 이제는 냉전의 유물이 사라져야 한다는 혹평도 있다.

하지만 많은 지지자들은 두 방송국이 베를린 장벽을 허무는 데 공헌했으며, 동유럽의 민주화와 공산권의 몰락을 가져오게 했다고 평가한다. RFE는 현재 26개 언어로 주 8백시간 방송하고 있으며 3천5백만명 이상이 청취하고 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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