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상암경기장 관광명소로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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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황포 돛배의 돛대를 연상시키는 30여m 높이의 기둥(마스트)들 사이로 사뿐히 내려앉은 듯한 방패연 형상의 반투명 지붕. 축구 전용구장으로는 아시아 최대규모인 6만4천6백77석의 관중석.

컨페더레이션스컵 조 추첨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프랑스의 축구 영웅 미셸 플라티니도 "아름답다" 며 감탄을 거듭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이 한창 마무리 공사 중이다. 8일 현재 공정률은 84.9%. 완공 예정일은 12월 27일이지만 경기장 2층에 마련된 홍보관을 찾으면 상암경기장의 완공된 모습을 상세한 소개와 함께 미리 볼 수 있다.

이미 상암경기장은 관광 명소가 됐다. 1999년 2월 홍보관이 문을 연 이후 벌써 9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고, 그 중 30%는 외국인이다.

8일 중국인 관광객 20여명을 이끌고 홍보관을 찾은 한 관광 가이드는 "상암경기장이 경복궁.창덕궁 등과 함께 서울 관광의 필수 코스로 자리잡아 서울을 찾는 관광객 가운데 절반은 상암동을 찾고 있다" 고 말했다.

윤관용 홍보관장은 "지난달 5일에는 1천여명이 홍보관을 찾아 방문객을 안내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일과 후 기진맥진할 정도였다" 며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는 서울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고 말했다.

상암경기장을 찾는 방문객들은 영어.일본어.중국어 등 외국어 구사가 능숙한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영상관으로 안내돼 8~10분짜리 경기장 홍보 비디오물을 감상한다. 영어.일본어 버전이 준비돼 있고 최근 늘어나는 중국인 방문객들을 위해 중국어판을 제작 중이다.

영상관을 나오면 4백분의 1 크기로 축소 제작된 상암경기장 모형을 중심으로 둥글게 늘어서 있는 홍보 부스들을 통과하게 된다.

첫번째로 만나는 경기장 설계 개념 부스에는 경기장을 설계한 건축가 유춘수씨의 이미지 스케치 원본 등이 전시돼 있고, 경기장 자랑거리 부스에서는 경기장의 상세한 제원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난지도 매립지 부스를 지나면 월드컵 축구대회의 역사, 한국축구 1백년사 부스를 거치게 된다. 1시간 정도 걸리는 견학 코스의 백미는 경기장 스탠드에서 그라운드를 둘러볼 수 있는 마지막 순서.

종합경기장에서 볼 수 있는 육상 트랙을 없애고 상단 스탠드의 경사도를 33도로 높여 그라운드에서 가장 먼 상단 좌석까지의 거리가 69m에 불과하다. 경기 중인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는 자원봉사자의 설명이 실감날 정도다.

신준봉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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