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등 영향… 임진강 황복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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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보통 4월 말부터 산란을 위해 바다에서 회귀하는 임진강 명물 황복(사진)이 올해는 좀처럼 보기 힘들어 '진귀한 물고기' 대접을 받고 있다. 산란철에 접어든 지 10여일이 지났으나 하루 종일 그물질을 해도 허탕치기 일쑤다.

이런 현상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어민들은 가뭄이 지속되면서 임진강 수량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상류의 한탄강.신천.영평천 등에서 오폐수 유입이 끊이지 않아 황복이 살 환경이 망가지고 있다.

또 황복이 임진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길목인 강화와 김포 앞바다에서 싹쓸이식으로 황복을 잡는 바람에 정작 본고장에서는 황복을 구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대 최기철(崔基哲.91.생물학)명예교수는 "해마다 임진강을 찾는 황복을 마구잡이로 걷어올려 씨가 마르고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임진강 일대 50여곳의 복집에서는 요즘 업소당 수십건씩 황복 예약이 밀려 있다. 운이 좋아야 구수하고 담백한 뒷맛이 일품인 황복요리를 맛볼 수 있다. 덩달아 가격도 치솟고 있다. 지난해 8만원 하던 한마리(1㎏)의 가격이 12만원까지 올랐다.

황복은 옆구리 일부가 황금색을 띠어 이름 붙여진 것. 3~4년 정도 자라는 성어의 길이는 25~30㎝ 정도. 민물에서 태어난 뒤 바다로 나가 살다 다시 민물로 돌아와 산란하는 대표적인 회귀성 어종이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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