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IT 장비업체 국내 속속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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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일본의 정보기술(IT) 장비업체들이 속속 국내에 진출하고 있다.

일본 무선 랜 장비분야의 1위 업체인 메루코(http://www.melcoinc.co.jp/english)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효성데이타시스템 및 NTT코리아와 각각 장비공급 계약을 했다.

메루코는 두 회사를 통해 무선랜(LAN:근거리통신망)장비인 '에어스테이션' 시리즈를 국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에어스테이션을 사용하면 PC에 선이 연결돼 있지 않아도 11Mbps의 속도로 인터넷을 쓸 수 있다.

이 회사의 쓰가와 준(津川 純)해외사업팀장은 "메루코 제품이 시스코나 루슨트 등 미국 업체 제품보다 30%쯤 싸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한국 진출을 시작했다" 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1백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얼라이드 텔레시스와 코레가도 최근 한국 영업을 시작했다. 얼라이드텔레시스는 국내 업체를 통해 DSL(초고속인터넷 방식의 일종)과 케이블 모뎀.라우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코레가도 한국 지사인 코레가 코리아를 설립, 라우터.모뎀.무선 랜 등의 장비 판매에 나서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그동안 3콤.루슨트.시스코 등 미국의 고가 제품과 한국 제품이 경쟁해 왔다.

업계는 특히 무선 랜 등 일본 업체들이 기술력을 갖고 있는 분야의 경우 국내 시장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 NTT커뮤니케이션의 한국지사인 NTT코리아측은 "NTT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 중소 통신업체들 가운데 한국 내 영업을 대행해 달라고 제의해 오는 곳이 요즘 부쩍 늘었다" 고 말했다.

일본은 종합디지털통신망(ISDN)과 노트북PC의 보급이 많아 무선 랜 시장이 한국의 10배인 3천억원(올해 예상)에 이를 정도로 발달해 있다.

한.일 IT기업의 기술협력을 알선하는 비트힐의 홍광석 사장은 "지금까지는 양국 닷컴기업을 중심으로 중개해 왔으나 이제는 일본 장비업체들의 한국진출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고 설명했다.

일본 IT제조업계는 한국이 초고속인터넷과 PC보급률 등 IT인프라가 잘 갖춰져 아시아에서 시장성이 가장 좋은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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