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춤체전' 국내외·동포 무용단 열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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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분단 2세기, 평화천사 종횡무진. '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민족춤위원회가 마련하는 '2001 민족춤제전' 은 제목부터 독특하다.

1994년 시작한 이 행사는 해마다 특정한 주제를 제시하고 참가단체가 이에 맞춰 작품을 만드는 방식의 무용축제.

올해는 분단 앞에 쓰러진 평화천사들이 분연히 일어나 방방곡곡 도처에서 평화를 찾아 종횡무진하는 모습을 4부작 옴니버스 형식으로 꾸민다.

각 부의 소제목은 생이별.상실.귀향1.귀향 2. 5개국 9개 무용단체가 참가한다. 10~13일, 문예회관 대극장.

첫날은 '생이별' 이라는 타이틀로 전쟁이 부른 이산의 고통을 극대화시킨다. 한국실험예술정신의 '놓친 손…내 차라리' 와 재중동포무용단의 '하얗게 부서진 영혼' 은 모두 자식과 부모가 이별하는 가슴 저린 사연을 담고 있다.

둘째날은 미국 파슨스 댄스 프로젝트의 '언더 더 폴링 스카이' 가 무대에 오른다. 미국의 흑백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그간 흑인들의 시각으로 바라보던 인종편견문제를 백인들이 표현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셋째날 무대에 서는 베트남 국립오페라발레단은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조국의 자연을 춤으로 묘사해 전쟁의 아픔, 이별과 기다림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는 창작춤집단木(목)과 재일동포무용단은 각각 '그리움의 가속도' '동트는 울림들' 이라는 작품으로 화해에 대한 열망을 노래할 예정이다. 주최측은 당초 '분단 2세기' 라는 주제에 걸맞게 북한 무용가 초청을 추진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이번 행사의 특징은 작품간의 연계성을 강조하기 위해 무대 위에 대형 현수교형 장치를 세워 이 장치를 모든 참가단체가 활용한다는 것. 이를 위해 참가단체들은 지난 1월부터 작품 주제 설정과 안무에 관한 워크숍을 열어 작품들의 스토리라인을 연구해왔다.

주최측은 또 광고비를 절감하는 대신 공연티켓이 하나의 기념품이 될 수 있도록 입장권을 광목천으로 만들고, 부채모양의 입체 포스터를 제작.배포했다. 10.11일 오후 8시, 12.13일 7시. 02-747-2091.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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