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앤디워홀 두작품 소더비 경매 경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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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여배우 마릴린 먼로와 혁명가 마오쩌둥(毛澤東).

팝 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1928~87.사진)이 두 사람의 사진을 토대로 제작한 실크 스크린 인쇄작품이 최근 뉴욕 소더비 경매에 올랐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세를 풍미했던 두 사람을 담은 작품들 중 어느 쪽이 더 비싸게 팔렸을까. 정답은 마릴린 먼로다.

52년 영화 '나이애가라' 의 광고용 사진을 검은 바탕에 황금색 잉크로 다중노출시켜 을씨년스런 이미지로 만들어낸 먼로 작품(67년작.上)은 캘리포니아의 한 수집가에게 34만6천7백50달러(약 4억5천1백80여만원)에 넘어갔다. 이는 경매 전 추정액(27만5천~3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해인 72년에 인쇄한 마오쩌둥 작품下은 12만6천7백50달러(약 1억6천5백여만원)에 팔려 먼로 작품 값에는 훨씬 못미쳤다.

'20세기 도시문명의 기록자' 로 불리는 워홀은 60년대부터 코카콜라병.통조림.신문보도 사진이나 영화배우의 브로마이드(소형 초상 사진) 등을 인쇄해 이름을 떨쳤다.

대량 생산.소비 시대에 대중문화 스타가 각광받는 시대적 배경을 꿰뚫었던 그는 '포드주의' 에 입각해 완벽한 공장시스템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작품을 내놓았다. 이 때문에 '낯익은 것을 낯설게 하고, 이미지를 대량 복제함으로써'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더비의 현대예술전문가 메리 바토는 "이번에 나온 먼로 작품들은 매우 희귀한 것으로 색상이 선명하며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며 "소장자가 한 번도 상자 밖으로 꺼낸 적이 없었던 것들" 이라고 말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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