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손익계산] 아시아 "반대는 않지만…" 곤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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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도 미국의 MD구축 계획이 가져올 외교적 파장에 촉각을 세우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조심스럽게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한국의 신중한 태도는 미국의 MD계획에 대한 섣부른 동조가 한.중, 한.러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을 자극해 남북한 사이에 군사적인 긴장이 고조돼서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의 MD정책에 공조할 경우 한.미.일 MD체제에 대응한 북.중.러의 새 냉전구도가 강화될 수 있다" 면서 "최근 북.러간에 7천억달러 규모의 군사장비 판매설이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고 말했다.

그렇지만 국방부는 MD구축 계획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미 양국이 동맹관계라는 점을 의식해서다.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MD체제를 구축한다는 게 우리 군의 입장이기도 하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2007년까지 지상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패트리어트급 지대공 미사일과 해상용 이지스급 미사일 구축함을 도입할 계획이다.

요격시스템과 관련한 첨단무기의 핵심기술을 배우기 위해 미국의 MD체제 구축에 비공식적으로라도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은 MD구축 계획을 이해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본 정부는 이 문제가 크게 부각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눈치다. 미국과 전역미사일방어(TMD)계획을 공동 추진하고 있는 만큼 중.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중국이 군비확장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한다. 미.중의 군비 경쟁은 결국 대만의 안보를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민석.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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