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클리닉] 대소변 가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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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흔히 기저귀를 차지 않게 되면 '이제 다 키웠다' 고 할 정도로 대.소변 가리기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다.

갓 태어난 아이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대.소변이 차면 반사적으로 이를 밀어낸다. 그러다 차츰 자라면서 스스로 조절하는 법을 배운다. 일반적으로 대.소변은 대변→낮 소변→밤 소변의 순서로 가린다.

대.소변은 일찍부터 억지로 가리도록 훈련시키지 말아야 한다. 대.소변을 일찍 가린다고 두뇌가 발달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성격만 까탈스러워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대.소변 가리는 훈련을 할 땐 변기 뚜껑을 열거나 물을 내리게 하는 등 아이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해 주는 게 좋다. 물론 훈련 자체가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돼서는 안된다. 단 대.소변을 훌륭히 가렸을 땐 매번 칭찬과 함께 작은 상을 주는 게 바람직하다.

대.소변을 완전히 가리게 되는 시기는 개인차가 크지만 통상 대변은 세돌 때, 밤 소변은 여자아이 5세, 남자아이 6세다.

따라서 아이가 이 시기가 지났는데도 대.소변을 못 가릴 땐 정밀검사를 통해 원인이 기질적 이상인지 심리적 원인인지 정확히 밝혀내야 한다.

초등학생 중 대변을 못 가리는 아이는 1%, 소변을 못 가리는 아이는 3% 정도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아이를 이해해 주면서 아이에게도 치료과정에 대한 설명과 협조를 구해야 한다. 벌을 주거나 망신을 주는 일은 절대 삼가야 한다.

소변을 못가릴 땐 우선 저녁식사 후 음료수를 주지 말고 자기 전 꼭 소변을 보도록 하는 습관부터 들여보자. 그래도 못가릴 땐 약물치료가 도움이 된다.

대변을 못가리는 아이는 통상 마음 속에 분노.반항심이 있으므로 아이는 물론 가족도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경우가 많다.

황세희 전문위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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