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TV와 월드컵 '54년 첫 생중계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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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히말라야 산자락 티베트의 불교 사원에서 월드컵 축구 중계를 보기 위해 '목숨 거는' 동자승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컵' 은 월드컵 TV 중계의 위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TV 앞에서 지켜본 지구촌 가족은 대회 기간 33일 동안 연인원 3백70억명으로 추산됐다.

30년 우루과이에서 벌어진 제1회 월드컵 때에는 자국내 라디오 중계가 고작이었으나 제2회 이탈리아 월드컵(34년)에서는 9개국이 중계팀을 파견해 경기 실황을 라디오로 전했다. 경기 장면은 영사기로 촬영해 이틀쯤 지난 뒤에야 영화처럼 상영했다.

TV로 실시간 중계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것은 54년 스위스 월드컵 때부터다. 유로비전을 통해 유럽 전역에 방송된 월드컵은 '듣는 축구' 에서 '보는 축구' 로 바뀌었다.

당시 중계권료는 TV중계 때문에 팔리지 않은 입장권을 방송사가 전량 매입하는 수준이었다.

70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위성 TV로 전세계에 실시간 중계되면서 월드컵은 지구촌 한편에선 한낮의 축제, 다른 한편에서 불면의 축제가 됐다.

FIFA의 중계권료 수입은 90년 8천만달러에 불과했으나 94년 9천6백50만달러, 98년 1억1천3백만달러로 급증했고 2002 한.일 월드컵에선 무려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로 치솟았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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