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노동문제는 양보·타협과정이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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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어제는 근로자의 날이었다. 5월 1일은 1백10여년 전 미국 노동자들이 단결해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한 기념비적인 날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볼 때 노동의 상품화, 노동기본권 보장, 인적자원의 개발과 보존 등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요약될 수 있다.

우선 노동 상품화의 경우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노동자 보호라는 상반된 입장이 갈등을 빚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임금체계.퇴직금제도 개선 등이 이에 따른 문제다.

그동안의 노동운동을 통해 실질적인 수준의 노동3권이 확보됐지만 국제기준에 비춰볼 때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지적된다.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복수노조 문제, 필수공익사업 등의 단체행동권 제한 같은 것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마지막으로 지식정보화 사회를 맞아 기술 및 인적자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인력관리를 위한 교육.훈련제도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사회 보험 및 복지서비스 체제의 구축, 일자리의 창출 및 고용안정 인프라 확충을 통한 실업해소 노력도 필요하다.

노동문제는 이해관계와 인과관계가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당사자들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논의한 뒤 양보.타협의 과정을 거쳐 장기적 관점에서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노사정위원회는 당사자 참여에 의한 문제해결 방식에 가장 적합한 기구다.

일방적 구호를 내세우거나 밀어붙이면 이해 당사자의 반발만 커질 뿐이다. 근로자의 날을 보내며 노사 양측의 신뢰를 받고 이 시대의 노동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장영철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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