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대학들 학생회비 '선불'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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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일부 대학의 학생회가 8학기분 학생회비를 한꺼번에 징수해 논란이 일고 있다.학생회비 미납율을 줄이려는 고육지책이지만 학생들은 “편법 징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29일 전북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총학생회나 학부(과)학생회가 10만∼20만원에 이르는 학생회비나 학부(학과)회비를 신입생들에게 일괄적으로 납부토록 하고 있다.

H대학의 경우 올 신입생들에게 학기당 1만원씩 학생회비 8만원과 학부회비 10만원·교지값 1만6천원 등 총 19만6천원씩을 한꺼번에 거뒀다.

J대학은 1학년생들로부터 학부회비 10만∼15만원씩을 징수했다.이 학교는 미납자 명단을 학과 게시판에 올렸다.

이처럼 학생회비를 일괄 징수하는 것은 고학년일수록 학생회비 납부율이 떨어져 학생회가 재정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각 대학에 따르면 신입생들은 학생회비를 1백% 가까이 납부하고 있지만 4학년이 되면 10∼20%에 그친다.이에 따른 학생회 활동의 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선납제를 실시 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회는 학생회비를 완납하지 않을 경우 장학금 혜택 차별,학생회장 출마 제한 등을 내세우며 반강제적으로 몰아 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등록금 마련도 힘겨운 판에 신입생들에게 졸업때까지의 회비를 한꺼번에 미리 내라는 것은 횡포”며 반발하고 있다.

H대학 1학년 김모(19)양은 “매년 편입학 등으로 떠나가는 학생들이 학교별로 수십∼수백명에 이르는데 4년간의 학생회비를 선납하게 되면 억울하게 이중납부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각 대학은 이같은 학생회비 징수가 편법인줄 알지만 학생들의 자치기구인 학생회 활동에 속하는 문제라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모대학 총학생회 간부는 “신입생들이나 일부 재학생들 사이에 불만이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학생회활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쩔수 없다”며 “대신 다양한 복지사업을 벌여 학생회비를 학생들에게 되돌려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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