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중국리그 승부조작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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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지난 10일 성황리에 끝난 중국바둑리그 을조 대회가 막판 '천린신(陳臨新)사건' 으로 인해 스타일을 크게 구겼다. 폐막식에서 중국기원이 나란히 11점을 얻어 공동1위를 한 선전 팀과 저장(浙江)팀의 갑조 승격을 발표하던 그 시각에 1점 차이로 3위(10점)를 한 홍콩팀은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저장팀 천린신9단의 승부조작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홍콩팀의 선수로 출전했던 김승준7단에 따르면 천린신9단이 자기 팀 선수와 대국 중인 장쑤(江蘇)팀의 13세 소년기사 류시(劉曦)3단에게 져줄 것을 요청하고 소년기사가 곧 돌을 던져버린 일이 일어났다는 것. 말하자면 현대바둑사 최초의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한 셈인데 중국기원은 대회 종료를 선언한 터라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중국기원으로선 사건이 확대된다면 무척이나 곤란해진다. 프로기사의 품위는 물론 막 불붙고 있는 대회 인기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마샤오춘(馬曉春)9단 등이 속한 저장팀을 탈락시키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사건이 중국 매스컴에 이미 보도가 됐을 뿐만 아니라 홍콩팀이 차별대우를 받았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모른 체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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