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교보문고 광화문점에는 『아름다운 마무리』 등 3종의 책 몇 권만 남아 있었다. 스님의 입적 다음 날만 해도 30여 종이 있었다. 교보문고 문학팀의 김은옥 과장은 “15일 하루에만 1000부가 넘게 판매됐다”며 “16일에도 책이 들어오는 대로 팔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서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16일 영풍문고 강남점에는 법정 스님 책이 300권 정도 입고됐다가 2시간 만에 품절됐다. 영풍문고 종로점 문학팀 김수정씨는 “스님의 책을 찾는 전화가 5~10분에 한 통씩 걸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영풍문고 종로점에서 만난 주부 김영희(47)씨는 “스님 책을 직접 사기 위해 충북 충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스님의 입적 직전에 나온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에 언급된 책들의 인기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아베 피에르의 『단순한 기쁨』,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 등이다. 교보문고 김은옥 과장은 “『월든』은 법정 스님의 입적 이후 하루 20권 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출판계에서는 법정 스님이 밝혔다는 ‘절판’의 뜻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저작권이나 인세에 관련한 별도의 유언이 있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적재산권 전문 김영철(법무법인 KCL) 변호사는 “법적으로는 단순하다. 출판상의 계약관계가 있기 때문에 절판은 누가 명령하고 따라야 할 사안은 아니다”면서도 “법적 해결보다 계약 내용과 유언 내용을 잘 아는 측근과 출판사가 스님의 뜻을 잘 헤아려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이 회주로 있던 길상사 측은 책 절판 여부를 스님의 초재인 17일 이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심서현·권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