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개뿐이던 ‘수월관음도’ 일본서 추가 구입해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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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수월관음도, 14세기, 세로 103.5㎝, 가로 53.0㎝.

고려불화의 정수로 꼽히는 ‘수월관음도’가 새롭게 발굴됐다.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 신사분관은 ‘금과 은’ 특별전에서 고려시대 ‘수월관음도’를 공개했다. 박물관이 최근 일본의 개인소장자로부터 구입해 최초로 공개한 것이다.

고려불화는 화려한 채색과 치밀하고 장식적인 표현 때문에 불교회화의 정수로 꼽힌다. ‘수월관음도’는 그중에서도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수월관음도’는 전세계적으로 40여 점 가량 알려져 있고, 그 중 4점이 국내에 있다. 호림박물관 소장작을 제외한 기공개작 3점은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관음보살이 양손으로 쥐고 있는 염주다. 염주가 그려진 도상이 드문데다, 한 손이 아닌 양손으로 쥐고 있는 모습은 더더욱 알려진 바 없다. 관음보살의 오른손 옆에는 버드나무 가지가 꽂힌 정병(淨甁)이 있고, 발 아래쪽에는 산호가 놓였다. 베일의 바탕과 주름선에는 금니(金泥)로 넝쿨문양을 화려하게 그려 넣었다. 화려한 채색과 유려한 선, 정교한 문양 등이 고려불화의 기법을 잘 보여주고 있는 치밀하고 세련된 작품이다.

박물관은 당초 전시했던 ‘지장시왕도’(보물1048호)를 ‘수월관음도’로 교체했다고 16일 밝혔다. ‘금과 은’ 특별전은 다음 달 29일까지 연장된다. 02-541-3523.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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