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나라 "국민대연합 시동" 자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무소속 강창희(姜昌熙)의원의 골프(7일.경기도 광주 곤지암CC)모임을 둘러싼 파장이 미묘하게 번져가고 있다. 이들은 골프 뒤 서울 신사동 일식집에서 만찬을 하는 등 10시간20분간 같이 있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8일 "어제 정말 좋았다. 난국 극복을 위해 힘을 합하자는 얘기가 있었다" 고 전했다. 함께 골프를 쳤던 강재섭(姜在涉)부총재도 "협조의 기조를 깐 만남이었다" 고 자평했다. 충청일보.기자협회가 공동주최한 마라톤대회에 참석해 1㎞를 달린 李총재의 표정은 밝았다.

당 관계자는 "골프 모임을 계기로 'DJP+α' (1백37석)에 맞서는 회심의 대항 카드(1백33+무소속 2석)가 마련됐다" 고 말했다. 그는 "두 의원이 공개 모임에 응함으로써 '여권의 회유대상이 아니다' 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외부인사 영입을 전제로 한 李총재의 국민대연합에 시동이 걸렸다" 고 주장했다. 金의원은 한국신당 대표지만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아 姜의원처럼 국회에선 무소속이다.

◇ "드라이버도 안쳤는데…" =골프에 앞서 기자들에게 李총재는 "金대표를 존경하고 좋아해 운동에 모시겠다고 했다" 고 말했고, 金대표는 "내가 李총재의 대학(서울대 법대) 1년 선배" 라고 화답했다. 金.姜 두 의원은 한나라당 입당설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이회창〓너무 나갔다.

▶김용환〓지나친 추측이다. 평소 李총재를 존경하는 사람으로 나왔다.

▶강창희〓민주당 김중권 대표나 JP가 먼저 불렀으면 갈텐데 안불렀다.

▶강재섭〓드라이버도 안쳤는데 벌써 어프로치 샷 얘기냐.

골프 중 姜부총재가 퍼팅 실수를 하자 姜의원이 "제왕적 총재 밑에 있다 보니 떨어서 그러느냐" 고 농담을 했다. 姜의원은 "지난달 여야대결 축구시합 때 나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뛰었고 골을 넣어 한나라당이 비길 수 있었다" 고 소개했다.

◇ 대범한 정치 필요〓골프 뒤 만찬에서 두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측 발언에 일일이 싸울 필요 없다. 그러면 국민이 잘 했다고 할 것이다" "국민이 정쟁(政爭)에 지쳐 있다. 여당이 '이회창 죽이기' 를 해도 대범하게 나가라. 큰 정치를 해달라" 고 조언했다.

李총재는 "날카롭게 대응한 것은 사실" 이라며 "포용.수용하는 자세를 갖겠다" 고 답했다고 한다.

고정애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