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컴했던 달동네, 명품 관광지 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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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천 목척교의 신축 조감도.

대전지역 최대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인 동구 판암동 주공 4단지(2415가구) . 마을 입구부터 꽃나무와 멋진 돌탑이 세워져 있어 공원처럼 보인다. 마을 앞길에 영화배우 권상우 등 대전 출신 유명인의 사진과 핸드 프린팅 등으로 장식한 ‘스타의 거리’가 만들어져 다른 동네가 부러워하는 명물이 됐다고 아이들이 자랑한다.

지금까지의 도심 재개발이 원주민을 몰아내는 ‘철거와 재개발’ 방식이었으나 무지개 프로젝트는 원주민이 그 자리에서 더 잘살도록 종합적인 환경을 고쳐주는 ‘동네 재생’이다. 도시 자체를 관광명소를 만드는 도심재생 프로젝트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박성효 시장이 취임 초기부터 야심차게 추진해 온 사업이다.

대전시는 2006년 9월 1단계로 판암동 주공3·4단지를 선정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어 2007년 2단계로 법동·월평동 영구임대아파트, 지난해는 3단계로 달동네인 대동·부사동·문창동으로 사업지역을 확대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대전의 평균 보다 2~5배 높은 가난한 곳이다.

대전시는 이곳에 도서관을 세우고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등 140개 사업에 987억원의 예산을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복지·건축·교통·교육·문화 등 시청의 여러 부서가 참여하는 팀을 구성했다.

대전대 곽현근(행정학) 교수는 “영국에서 2001년부터 빈곤 지역 88곳을 선정해 추진 중인 재생 프로젝트와 같은 개념”이라며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배려로 장기적으로는 마을 자체가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의 또 다른 도심재생 프로젝트는 목척교 르네상스 사업이다. 100억원을 들여 이달 말 완공하는 이 사업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테마 공간이다. 은행교 좌안 데크광장에 음악분수와 연결된 부스에서 1000원을 넣으면 원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데크광장에는 사랑의 의자와 사랑의 자물쇠가 설치된다. 의자는 가운데를 깊게 만들어 연인이 앉으면 중앙으로 미끄러지면서 자연스럽게 밀착하게 된다. 자물쇠는 영원한 사랑의 서약을 자물쇠에 새기는 추억을 만들어 준다.

‘추억의 다리’ 목척교에서 ‘대전의 남산’ 보문산까지를 대전 관광의 1번지로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5월 완공 예정인 세계 최초의 동굴형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족관인 보문산 대사지구 자연동굴에 조성되는 아쿠아월드는 4000t 규모로 8697㎡에 350억원을 투입해 5월 어린이날에 맞춰 개장한다. 한국관과 아프리카관, 아시아관, 아마존관, 고대어관 등 8개 테마 전시관에 700종 4만여 마리의 물고기가 선보인다.

첨단 과학 도시인 대전의 특성을 살려 융·복합 기술을 활용해 멸종된 어종을 로봇 물고기로 재탄생시키는 이벤트도 진행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보문산에 아쿠아월드가 들어서면 연간 관람객 80만 명 이상과 100여 명의 직접 고용 창출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연간 2382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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