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 입영연기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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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상호 의원 등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은 26일 병역비리에 연루된 탤런트 송승헌(사진)씨의 입영을 연기해 달라는 협조 요청 공문을 병무청에 보냈다.

이들은 "한류열풍 확산과 영상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약간의 융통성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며 "송씨가 드라마 '슬픈 연가'에 출연할 수 있도록 내년 3월까지 입영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미경 국회 문광위원장도 27일 "오랜 시간도 아니고 2~3개월 입영을 연기하는 것이라면 국익을 위해 고려해야 한다"며 비슷한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문화관광부 산하단체인 아시아문화산업교류재단도 지난 20일 병무청과 법무부 출입국관리과에 송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해 달라는 협조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병무청도 예외를 인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 병무청은 지난 20일 송씨 등 불법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들을 11월 중 입영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병무청 "예외는 없다"=병무청 관계자는 27일 "현행 병역법상 불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에 대해선 일체의 병역 연기나 감면 혜택을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병무청은 이 같은 입장을 28일 문광위 의원들에게 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병무청과 공문을 보낸 의원들의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비난글이 폭주했다.

일부 홈페이지는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도 "그런 생각이 군대를 바보나 가는 곳으로 만든다"(keijun) "대다수 국민이 느끼는 실망감과 배신감은 안중에도 없다는 말인가"(해아래섬) 등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제작사 "국내 안 되면 해외시장 먼저 공략"=송씨 문제가 불거진 뒤 두달 가까이 대역을 결정하지 않은 채 미련을 보였던 제작사(김종학프로덕션.포이보스.두손엔터테인먼트) 측은 국회의원들의 지원사격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포이보스 김광수 대표는 27일"송승헌이 출연함으로써 얻어지는 추가 수입은 전액 아시아문화산업교류재단에 기탁, 한류 지원기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라고까지 밝혔다.

그러나 내년 초 드라마를 방영할 예정이었던 MBC 측은 "국민 정서상 송씨가 출연하는 드라마를 MBC에서 내보내기는 어렵다"(이재갑 드라마 국장)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국내 방영을 못 하게 되면 일본이나 대만 등 해외에서 먼저 방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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