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회고전 '세기를 넘어서' 6일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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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67). 1996년 중풍으로 쓰러져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지만 그의 창작열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에도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미술관과 서울의 삼성미술관에서 잇따라 대규모 회고전을 열어 건재를 과시했다.

서울 청담동 박영덕 화랑에서 6~21일 열리는 '백남준전-세기를 넘어서(Over The Century)' 전. 50여점의 전시작은 지난 연말 제작된 신작들을 포함, 대부분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것들이다.

지난 해의 회고전이 레이저아트를 포함한 대작 위주였던 것에 반해 이번 출품작은 높이 2m 이하의 아기자기한 것들이라는 점이 특징.

신작으로는 고물 라디오와 TV.카메라. LCD 모니터로 로봇형상을 만든 '테크노 보이' 연작과 '붓다 베이비' 가 눈길을 끈다. 자신이 존경하는 전위예술가 존 케이지의 이름 'cage' (새장)를 패러디해 새장 속에 TV모니터를 집어넣은 '케이지' 도 있다.

기존작으로 주목되는 것은 63년 발표된 '음악의 전시' 와 74년에 선보인 '한국 텔레비전' . 13개의 불규칙한 모니터가 배열된 '음악의 전시' 는 독일 부퍼탈의 파르나스 갤러리에 출품돼 비디오 아트의 서막을 열었던 작품. 독일에서 빌려온 대패 모양의 단순한 나무조각 '한국 텔레비전' 은 한국적 위트와 해학이 느껴진다.

'TV 첼로' 'TV 피아노' '바이올린' 등은 75년의 기존작과 99년 작품이 나란히 출품된다. 이번 전시는 온라인(http://www.inauction.co.kr)으로도 감상할 수 있다. 02-544-8481.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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