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실물복제기' 첫 개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 디지털 3차원 실물복제기의 일부인 3차원 스캐너. 스캐너를 통해 입력된 정보는 형상제작시스템을 통해 원형대로 복제된다.

물체의 외형을 3차원으로 복사해내는 디지털 3차원 실물 복제기가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27일 첨단산업기술연구부 김동수 박사팀이 2년여의 연구 끝에 디지털 3차원 실물복제기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복제기에는 외형을 읽어들이는 3차원 스캐닝 기술과 외형에 관한 정보를 원거리로 전송하는 네트워크 기술, 그리고 이를 토대로 수시간 안에 외형을 그대로 만들어내는 임의형상제작 기술 등이 내장돼 있다. 이 복제기는 자동차.항공.금형 등의 산업에 이용이 가능하며, 소형 부품과 의료 및 스포츠용품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디지털 3차원 실물복제기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약 1조원대. 매년 22% 정도 성장하고 있지만 그동안 미국과 독일.일본 등 선진국이 기술을 독점해왔다. 김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기계연구원.솔루션닉스 등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산.학.연의 연구팀이 뭉친 결과 2년여 만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복제기의 국내 첫 개발로 연간 200억원대의 수입대체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복제기의 3차원 스캐너에는 완전 자동화가 가능한 기술이 도입됐다. 예전에는 디스플레이 창에 보이는 부분만 측정이 되기 때문에 측정 대상물이나 장비 자체를 이동해야 했고, 이에 따라 측정값에 약간의 오차가 발생해 정밀도가 떨어졌다. 이번에 개발된 스캐너는 완전 자동측정 기술을 통해 사용자가 편리하면서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임의형상제작시스템 또한 최첨단 기술인 듀얼 레이저를 사용, 기존의 제품에 비해 고속일 뿐 아니라 대형 물체 제작이 가능하다. 사무실용 실물복제기는 프린터 헤드에 장착된 900개의 노즐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제작시간을 외국의 유사 장비에 비해 3분의 1로 단축시켰다.

실물복제기 기술이 더 발달하게 되면 인터넷에서 주문한 장난감을 택배로 받는 대신 입체 형상에 관한 자료를 내려받아 집에서 바로 만들어 쓸 수 있고, 자신의 3차원 모형을 인형으로 만들어 애인끼리 선물로 교환할 수 있게된다.

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