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오성식 '이름값' 반격 1승 이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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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누구도 보지 못했던 프로농구 삼성의 허점은 노련한 리더의 부재였다. 그 허점은 너무나 컸고 LG는 그 한복판을 꿰뚫었다.

챔피언 결정전 첫판을 내준 LG가 31일 2차전에서 1백2 - 94로 승리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LG의 홈코트인 창원에서 2일부터 벌어질 3, 4차전을 앞두고 초조한 쪽은 삼성이다. 정규리그 34승11패로 역대 최다승으로 우승했고 체력에서도 뒤질 것이 없지만 얽힌 경기 매듭을 푸는 노련미에서 LG에 뒤지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기는 방법은 LG가 더 잘 안다. 조성원은 챔피언 결정전 네번째 출전 중이고 오성식(사진)은 아마추어인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 리딩 가드로서 큰 경기에서 잔뼈가 굵었다. 여기에 에릭 이버츠와 대릴 프루는 한국 무대에서 세 시즌째 뛰고 있다.

반면 삼성에는 챔피언 결정전을 치러본 선수가 없다. 삼성이 해결사로 내세우는 강혁은 이제 2년차이고 아티머스 맥클래리는 올해 처음 국내 코트를 밟았다.

LG는 노련한 경기 운영과 시야에 확연히 들어오는 수비를 무기로 삼성을 압도했다. LG는 이버츠에게 삼성 문경은을 맡겨 외곽을 지켰고 오성식은 주희정을 견제해 경기의 흐름을 장악했다.

오선수는 경기 종료 2분 전 삼성 김희선에게 3점슛을 얻어맞아 98 - 92로 쫓기자 노련하게 볼을 드리블하며 시간을 소모하고 초조해진 삼성의 파울로 자유투를 얻어냈다.

1, 2차전에서 두 팀은 2~3차례 동점을 이루며 승부처를 맞았다. 첫 판은 삼성의 힘이, 둘째 판은 LG의 경험이 승리했다. 힘은 갈수록 떨어지지만 경험은 줄어드는 법이 없다. 원정 2연전을 앞둔 삼성은 그래서 불안하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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