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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에 놀란 유통업체들, '한우는 안심' 보험들기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최근 광우병.구제역 파문으로 쇠고기 소비가 급격히 줄자 유통업체들이 수입 쇠고기 매장을 줄이고 고급 한우 판매에 주력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달 롯데.현대백화점과 신세계 이마트 등 유통업체의 쇠고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0~50% 감소했다. 수입 쇠고기 매장은 절반 이상을 줄였다. 한화유통의 경우 최근 수입 쇠고기를 35%까지 할인판매했으나 대부분 음식점용이 팔렸다.

농협(http://www.nonghyup.com)은 21일 옛 축협의 직매장에서 기존 한우를 1㎏당 30%까지 할인판매하는 행사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파동이 6개월 이상 지속하면 축산농가뿐 아니라 대형 음식점도 타격이 심할 것" 이라며 "한우의 품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알려 소비를 촉진하는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동물성 사료를 안먹인 한우를 농가에서 들여와 5~20% 비싸게 팔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물량이 모자랄 정도다.

현대백화점(http://www.ehyundai.com)은 2월 말 경남 언양 우성목장, 충북 옥천 축산농가와 계약하고 한우에 농가를 표시해 팔고 있다. 본점.천호.신촌점은 이달 초부터 여물을 끓여 먹인 화식(火食) 한우를 일반 고기보다 5% 비싸게 팔고 있다.

롯데백화점(http://www.lotte.co.kr) 본점.잠실.분당점은 강원도 횡성 치악산과 충북 박달재 목장의 한우를 새로 들여왔다. 할인점 마그넷은 지난달 쇠고기 매출이 45% 이상 감소하자 '3억원 음식물 책임보험' 을 들어 소비자를 끌고 있다. 쇠고기를 먹은 뒤 탈이 나거나 사망했을 경우 치료비 등으로 최고 3억원까지 보상해준다.

신세계는 이달 초 식품매장에서 일반 한우코너를 아예 없앴다. 화천.평창.고창 등 세곳의 직영목장에서 사육한 '신세계 목장 한우' 만 판다. 가격은 기존 한우보다 10% 비싸지만 매출은 30% 이상 늘었다.

그랜드백화점은 소를 키운 경북 안동 농가의 농민이 매장에 나와 시식을 하면서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려고 노력한다.

할인점 홈플러스는 사과를 발효한 사료로 사육해 육질이 연하고 누린 내가 적은 '사과먹는 한우' 와 '인삼먹는 토종닭' 을 들여왔다. 백화점 행복한세상은 상주의 '사과먹는 소' 물량을 20% 이상 늘렸다.

슈퍼마켓은 녹차.키토산.약돌가루 등 특수 사료를 먹인 돼지고기를 팔고 있다.

LG수퍼마켓은 지난달부터 약돌가루를 사료에 섞은 '문경 약돌 돼지' 를 팔고 있다. 일반 돼지고기에 비해 20% 정도 비싸지만 잘 팔린다.

해태수퍼마켓은 녹찻잎을 섞은 사료를 먹여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춘 '보성녹돈' 을 내놨다.

한편 쇠고기가 잘 안팔리고 생선회 등을 찾는 대체수요가 늘면서 참치 통조림 값이 20~30% 오를 전망이다. 동원F&B 관계자는 "지난 3개월 동안 참치 통조림 소비가 10% 이상 늘었고 국제시장에서 참치원어의 가격이 두배 이상 올랐다" 며 "통조림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김태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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