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자율고도 ‘내신 + 면접’으로 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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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전국 14개 자립형사립고(자사고)·자율형사립고(자율고)가 올해 중3이 치르는 2011학년도 입시에서 내신성적과 면접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토플·텝스 등 인증시험 성적이나 경시대회 수상 실적 등은 반영하지 못한다. 교과 지식을 묻는 지필고사나 구술면접, 영재 판별 검사 등도 금지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외국어고·국제고·과학고에 이어 전국 14개 자사고·자율고에도 2011학년도부터 내신과 면접을 보는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도입한다고 8일 밝혔다. 이들 학교 중에는 그동안 토익이나 텝스 고득점자, 경시대회 성적 우수자 등을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하거나 영재 판별 검사를 보는 곳이 있었다.

전국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이들 학교의 정원은 3700여 명이다. 교과부는 사교육 없이 스스로 공부했는지와 창의성, 학습 동기 등을 중점 평가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내신성적 반영 과목과 반영 대상 학년, 내신과 면접의 배점 등은 시·도교육청과 학교가 자율 결정한다. 해당 학교들은 주로 1단계에서 내신성적으로 일정 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면접 점수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다. 민족사관고는 1단계에서 내신성적과 학습계획서·자기소개서 등 서류전형을 진행한 뒤 2단계에서 면접을 볼 계획이다.

전북 상산고는 1단계에서 전 과목 내신성적을 보고 2단계에서 면접과 합산할 계획이다. 세부 내용은 미정이다. 울산 현대청운고 등 일부 고교는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등 5과목 내신성적을 반영한다. 입시 요강은 학교별로 전형 시작 3개월 전까지 확정하게 된다.


자사고와 자율고 측은 교과부의 방침을 따르겠다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안산동산고 김재영 교감은 “비평준화 지역이라서 그동안 치르던 필기시험도 포기해야 하는 데다 학교의 특성을 살린 교육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산고 관계자는 “내신성적만 반영하면 서울 강남·목동처럼 내신경쟁이 치열한 지역의 학생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며 “획일적으로 모든 학교에 똑같은 입시안을 적용하는 것은 자율·경쟁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탁·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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