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주류업체 얼라이드 도멕 "진로소주 인수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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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주류업체인 얼라이드 도멕이 국내 최대 소주업체인 진로 인수전에 뛰어든다. 얼라이드 도멕의 국내 자회사인 진로발렌타인스 데이비드 루카스 사장은 25일 "진로는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 매물로 나와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주류업체 중 하나"라며 "진로 인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루카스 사장은 또 위스키 국내시장에서 경쟁 관계가 아닌 한국의 대기업과 손잡아 진로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얼라이드 도멕이 공개적으로 진로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진로발렌타인스는 얼라이드 도멕과 진로가 7대 3의 비율로 합작해 만든 업체다.

얼라이드 도멕이 진로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해외 시장에서의 소주 성장 가능성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루카스 사장은 "진로 소주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술이라는 것은 이미 일본 시장에서 확인했다" 며 "그동안 합작관계인 산토리와의 계약 문제가 걸려 있어 진로 인수에 주저했다"고 말했다. 산토리가 일본에서 두산소주의 유통사업을 하고 있어 얼라이드 도멕이 진로를 인수하면 일본 시장 내에서 합작업체와 술시장을 놓고 불편해질 수도 있지만 진로를 인수하는 것이 경영 시너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한편 진로 인수에는 국내외 10여개 기업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로 관계자는 "진로 인수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으로는 롯데.두산.대한전선.하이트.CJ.동원F&B가, 외국 기업으로는 얼라이드 도멕과 디아지오.아사히 등이, 외국계 투자펀드로는 뉴브리지캐피털.CVC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주간사인 메릴린치 증권은 진로 매각을 위해 경영 실사를 하고 있고 실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진로는 내년 초에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얼라이드 도멕=영국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디아지오에 이어 세계 2위의 주류업체다. 65개국에서 발렌타인 등 위스키를 팔고 있다. 주류 외에도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망인 배스킨 라빈스.던킨 도너츠 등의 계열사가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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