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이승학·김일엽 빅리그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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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아마 야구 유망주인 투수 이승학과 김일엽(이상 단국대)이 5일 밤 전격적으로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입단계약했다.

올해 4학년에 진학하는 선수 가운데 강철민(한양대)과 함께 최대어로 꼽히는 이승학(롯데 지명)은 계약금 1백15만달러(약 14억3천7백만원), 대구 경운중 시절 '제2의 김상엽' 으로 불렸던 김일엽(삼성 지명)은 85만달러(약 10억6천만원)를 받았다.

◇ 왜 주목받는가

두 선수의 계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입단 주선자가 현재 아마 야구대표팀 감독인 강문길 단국대 감독이기 때문이다. 강감독은 "아마 우수선수가 해외로 빠져나가 국내 야구가 위축된다" 는 여론에 코웃음쳤다. 현역 지도자가, 그것도 대표팀 감독이 에이전트사와 직접 협상을 벌여 선수들에게 미국행 비행기 티켓을 쥐어줄 수밖에 없었던 사연은 뭘까.

◇ 그 시간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방문, 무차별적인 국내선수 스카우트를 자제해달라고 협조를 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반응은 냉담했다. "선수 개인의 취업의사를 무슨 근거로 제한하느냐" 는 설명이었다.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서' 라는 전제가 그들에게 통할리 만무였다.

◇ 아마 따로, 프로 따로

프로에서는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 아마야구를 육성하면서 유망주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아마측은 선수를 키워놓으면 해외 구단에 팔아먹고(정민태.구대성 등), 그 돈으로 외국인 선수 사들이는 프로야구가 무슨 국내야구 발전을 들먹이느냐고 맞받는다. 외국인 선수 영입 이후 아마야구에서는 프로 취업이 힘든 외야수는 하지 않으려는 현상까지 나타날 정도다. 대표팀 감독이 나서서 미국팀 입단을 주선한 이유다.

◇ 해결책은

국내 프로야구가 메이저리그만한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거나, 일본 프로야구 수준의 흡입력을 갖춰 아마 유망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문을 두드리게 해야 한다. 현재의 구단 이기주의로는 어림도 없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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