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환영'전 3월 3일부터 호암갤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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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2m가 훨씬 넘는 거대한 얼굴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을 능가하는 세밀함으로 그려진 미국 남자의 흑백 초상. 한올 한올의 머리카락과 땀구멍, 솜털, 미세한 잔주름 등 실제로 사람을 바라볼 때는 알아채기 어려운 세밀한 부분까지 극명하게 묘사했다. 그래서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미국의 대표적인 극사실주의 화가 척 클로즈의 '조(Joe)' 는 그런 그림이다.

펼쳐진 책장들 위에 돌멩이들이 놓여 있다. 깨어져 나가고 각이 진 돌멩이의 섬세한 돌무늬, 선명한 입체감, 선명한 음영…. 한국 작가 고영훈의 회화 '돌 책' 이다.

사진같은 그림들. 하지만 사진보다 입체적이고 세밀해 때로는 실물같은 그림들이다.

3월3일부터 4월29일까지 서울 호암갤러리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극사실주의 회화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사실과 환영 : 극사실 회화의 세계' 전이 열린다. 삼성미술관과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하이퍼리얼리즘 작가 10명의 걸작 20점은 국내에 최초로 소개된다. 척 클로즈.벤 숀자이트(이상 사람 얼굴), 로버트 벡틀(자동차), 로버트 커팅햄(상점간판), 찰스 벨(껌볼 판매기), 리처드 에스테스(거리풍경), 톰 블랙웰(오토바이), 랠프 고잉스(트럭), 론 클리이만(승용차), 리처드 매클린(소.말)등의 작품이다.

또한 국내의 극사실주의 대표작가 14명의 대표작 36점도 함께 선보인다. 평면과 환상의 문제를 재검토하는 김홍주의 세밀한 인물묘사는 우리 극사실회화의 개념적 선구로 볼 수 있다. 또 고영훈(돌), 이석주(벽돌 벽), 김창영(모래사장), 지석철(소파쿠션), 조상현(표지판), 김강영(벽돌), 주태석(기찻길), 김창열(물방울)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관람객을 위한 강연회는 3월 7일 오후 2시 삼성본관 국제회의실에서, 작가와의 대화는 3월 29일 오후 4시30분 전시실에서 각각 열린다. 전시설명회는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 4시. 어른 4천원, 초.중.고생 2천원. 로댕갤러리의 원경환전(4월8일까지)과 연계, 한쪽의 입장권으로 양쪽 전시를 모두 관람할 수 있다. 02-771-2381.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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