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전형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뽑은 학생의 대학 학업 성취도가 고교장 추천과 면접 위주로 선발한 학생보다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뽑는 데 잣대가 아님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포항공대는 22일 1997~2000학년도 입학생 1천1백52명(자퇴.제적생 제외)의 입학전형별(고교장 추천.특차모집.정시모집)수능 점수와 재학 중 학업성취도(학점)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보고서를 냈다. 대학생의 입학 때 수능 성적과 입학 후 학업 성취도를 비교.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항공대는 이 결과에 따라 올 입시부터 수능 성적 반영 비율을 대폭 줄여 전체 모집 인원의 70%를 수능 성적과 관계없이 수시 모집을 통해 선발하기로 했다.
◇ 수능 우수자가 학업 우수자 아니다〓조사 결과 고교장 추천 전형(수능 50%+추천서 30%+심층 면접 20%)으로 입학한 학생은 특차 모집(수능 1백%).정시 모집(수능 50%+학생부 50%)합격자에 비해 입학 때 수능 평균 점수가 연도에 따라 4.1~18.8점이 낮다.
2000학년도 신입생 중 고교장 추천 합격자의 수능 상위 백분위는 2.55%인 반면 특차 합격자는 0.6%, 정시 합격자는 1.2%다.
하지만 입학 후엔 사정이 달라진다. 추천 입학생의 97~2000학년도 평균 학점은 교양 3.18점, 전공 2.95점으로 정시나 특차 합격자보다 높다.
수능 성적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특차 합격자의 재학 중 학점이 가장 낮았다. 재학 중 학점이 우수한 학생(4.3만점에 3.4점 이상)의 비율도 고교장 추천 입학생이 높게 나타났다.
◇ 왜 그런가〓이 대학 이재성(李在成)학생처장은 "추천서와 면접을 통해 특정 전공분야에 탁월한 수학능력을 갖춘 학생이 제대로 선발된 것" 이라며 "수능시험을 토대로 한 입시제도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 말했다.
한 줄 세우기식 수능 성적에 의한 선발보다 고교 때 학생회 임원 경력 등 다양한 활동이 있으면 유리한 고교장 추천서와 심층 면접 방식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강홍준 기자
▶2001학년도 대학입시 특집 페이지
(http://www.joins.com/series/2001un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