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6강 ‘유럽파 + 쾌속세대’가 해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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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축구 축제 2010 남아공 월드컵(6월 12일∼7월 11일)이 꼭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한 달 대한민국을 환호와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밴쿠버 겨울올림픽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수퍼 스포츠 이벤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3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영국 런던 로프터스경기장에서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치른다. 월드컵 개막 100일을 앞두고 최정예를 가동하는 첫 평가전. 상대는 아프리카 최강이다. 코트디부아르전을 보면 월드컵이 보인다.

◆최정예 출동=코트디부아르전은 5월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고 월드컵 체제가 출범하기 전에 열리는 마지막 평가전이다. 더 이상 시험은 없다. 이를 위해 박지성(맨유)·이청용(볼턴)·기성용(셀틱)·차두리(프라이부르크) 등 유럽파가 총출동했다. 허벅지 부상으로 재활 중인 박주영(모나코)만 빠졌다.

분위기는 좋다. 이청용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울버햄프턴과 경기에서 올 시즌 11번째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주장 박지성은 1일 칼링컵 우승의 기쁨을 안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낯선 잔디, 강한 상대, 그리고 시차와 피로까지. 여건은 불리하지만 오히려 월드컵 분위기를 내기엔 제격이다. 허 감독은 “지금까지 우리 선수들은 홈에서 편하게 경기를 했다. 불리한 상황에서 뛰어봐야 한다. 그동안 외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주눅 들지 않고 경기를 즐기면서 제 실력을 내는 선수가 누구인지 지켜보겠다”며 선수들을 자극했다.

주장 박지성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어차피 월드컵은 외국에서 열린다. 강팀을 만나 우리의 숙제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경기를 잘 치른다면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 나이지리아=코트디부아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로 49위인 한국을 한참 앞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를 비롯해 공격수 살로몽 칼루(이상 첼시), 미드필더 야야 투레(바르셀로나), 디디에 조코라(세비야), 수비수 콜로 투레, 에마뉘엘 에보우에(이상 아스널) 등 유럽 정상급 클럽의 주전들이 주요 포지션을 지키고 있다.

개인기가 좋고 빠른 공격 스피드, 2선 침투에 능한 플레이 스타일은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 나이지리아와 닮았다. 수비 라인의 조직력은 나이지리아보다 한 수 위다.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성적 부진으로 최근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을 경질한 코트디부아르는 단기전의 승부사 거스 히딩크 러시아 대표팀 감독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2일 호주 AAP통신과 인터뷰에서 “드로그바도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부탁하더라. 하지만 상황을 봐야 한다. 그전에 풀어야 할 개인적인 문제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 대표팀 관계자는 “우리와 평가전 때 히딩크가 코트디부아르의 벤치에 앉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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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전반전 신중한 경기 운영으로 상대의 예봉 차단에 나선다. 허 감독은 “코트디부아르는 경기 후반 집중력이 떨어진다. 전반을 잘 막는다면 후반은 공세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런던=장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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