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사흘째] 북한·중국 '세계화' 화제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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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7일(현지시간) 개막 사흘째로 접어든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연례회의에서는 분야별 분임토론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토의주제로는 세계경제 전망이 주축을 이루는 가운데 북한과 중국의 경제개발 문제가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이에 반해 다보스 포럼이 부자 국가들의 모임이라며 반(反)다보스포럼의 시위도 등장해 회의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 중국은 세계화 '수혜국'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로 대변되는 시장경제로 편입될 경우 지금보다 더 큰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중국 중앙은행의 한 관리가 26일 주장했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주민 중국 중앙은행 경제자문관은 "중국의 세계 시장경제 편입은 중국에 극심한 경쟁 등 시련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면서 "그러나 시장경제 편입이 가져다주는 혜택은 이러한 시련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은 WTO 가입을 계기로 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 이라며 "앞으로 위기들이 닥쳐오겠지만 극복할 수 있다" 고 말했다.

◇ 북한 경제에도 관심〓우리나라가 지난 25일 다보스 시내 호텔에서 주최한 '향후 남북한 정치.경제전망' 토론회는 '대북경제 설명회' 를 방불케 할 정도로 참석자들이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데이 노부유키 일본 소니 회장과 톰 도너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토론회 사회를 본 미국 CNN의 마이크 치노이 홍콩지국장은 "북한을 열두번 방문했으나 최근 평양 방문에서는 꼬집어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과거에는 감지할 수 없었던 변화의 조짐을 느낄 수 있었다" 고 말했다.

패널리스트로 참석한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먼삭스의 아시아 부회장인 케네스 커티스는 "북한의 대외개방은 식량난과 전력난으로 인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며 "미래를 향한 북한의 개혁.개방 속도가 다소 느리더라도 이러한 과정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고 동감을 표시했다.

◇ 다보스 포럼에서 첫 반대시위〓경찰의 삼엄한 통제를 뚫고 26일 다보스 포럼 회의장 밖에서 세계화 반대주의자들의 시위가 처음 발생했으나 곧 경찰에 의해 강제 해산됐다.

환경단체인 '지구의 친구들' 회원 4명은 이날 오후 회의장 인근의 한 길가에서 '신경제와 세계화는 필요없다' 는 내용의 전단을 뿌리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스위스 당국은 세계화반대주의자들이 27일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 위해 휴양객을 가장, 다보스로 몰려들자 철도 운행을 10시간 중단하고 만일에 대비해 시위대에 뿌릴 소똥을 준비하는 등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현대 언어의 창시자' 노엄 촘스키는 브라질에서 열리는 반(反)다보스 포럼에 "세계화는 부국들의 잔치" 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부국들 중심으로 진행되는 다보스 포럼을 비난했다.

멕시코의 빈센테 폭스 대통령은 "세계 인구의 12억명은 하루에 1달러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며 세계화로 인해 더 벌어진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경제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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