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사장에 억대 뇌물 현대건설 전 사장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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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19일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한 댐 건설사업과 관련해 수자원공사 고석구(56)사장이 현대건설과 이 회사의 하청업체인 W개발 등에서 억대의 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고 사장에게 돈을 주기 위해 회사 공금을 빼낸 혐의(횡령)로 W개발 이모(49)회장을 이날 체포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경기도 여주의 W개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전날 체포한 심현영(65) 전 현대건설 사장과 이 회장을 상대로 고 사장에게 돈을 건넨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2002년 한탄강댐 사업을 따내기 위해 현대건설이 고 사장에게 1억원을, 토목업체인 W개발 역시 하청사업을 맡기 위해 고 사장에게 수천만원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잠적한 고 사장을 이날 지명수배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이 현대건설을 통해 고 사장에게 돈을 줬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 중"이라며 "이 회장의 횡령 혐의를 조사하면 구체적인 액수와 돈을 건넨 방법 등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현대건설의 또 다른 하청업체인 H사 관계자들을 소환해 한탄강댐 공사에 참여하기 위해 고 사장에게 로비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한탄강댐 건설공사는 상습 수해지역인 경기 연천군 연천읍 및 포천군 창수면 일원에 저수용량 3억1100만㎥ 규모의 댐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가 2926억원에 달한다. 대림건설이 2002년 11월 시공 및 설계권을 따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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