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신설 1차 심사 19곳 통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내년 3월 문을 여는 약학대학 신설을 신청한 전국 32개 대학 가운데 1차 심사를 통과한 19개 대학이 선정됐다. 경기 지역에선 신청한 9곳 중 가톨릭대·동국대·아주대·차의과대·한양대 등 다섯 곳이, 인천에선 가천의대·연세대·인하대 등 세 곳이 선정됐다. 충남(8개 대학 신청)은 고려대·단국대·선문대·순천향대 등 네 곳이, 전남(5개 대학 신청)에서는 동신대·목포대·순천대 등 세 곳이 1차 관문을 뚫었다. 4개 대학이 신청한 경남은 경상대와 인제대가, 대구에서는 신청한 경북대와 계명대가 모두 심사를 통과했다.

현재 1210명인 약대 정원은 28년 만에 490명이 늘어날 예정이다. 100명은 기존 약대에 설치되는 제약학과에, 40명은 약대가 있는 지역에 할당되기 때문에 신설 대학엔 350명이 배분된다. 지역별로는 경기에 100명, 대구·인천·충남·전남·경남에 50명씩이다. 교과부는 22~24일 현장 실사를 벌여 26일 최종 선정 대학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과부 박주호 대학지원과장은 “정원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보건복지부와 협의 중이어서 최종 선발 대학 수는 예상보다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8~12곳이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장 실사를 앞둔 19개 대학 간에는 1차 심사에서 우열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실사는 각 대학이 제출한 자료의 진실성을 확인하는 작업인 만큼 박빙 지역이 아니라면 1차 심사 결과가 최종 선정의 잣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경기지역이다. 선정 과정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경기 5개 대학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비슷한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인천의 경우 연세대(송도 캠퍼스)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에서는 고려대와 단국대가 선두권을 달렸고, 전남에서는 목포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과 대구는 각각 두 개 대학이 박빙이다.

대학들이 약대 신설에 매달리는 것은 약대가 안겨줄 과실 때문이다. 한 사립대 총장은 “졸업생이 모두 취업될 뿐만 아니라 연구 논문이 쏟아지기 때문에 대학 전체의 평가를 끌어올리는 효자 노릇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1차 선정에서 탈락한 대학들은 반발하거나 아쉬움을 표했다. 경기지역에서 탈락한 대진대 백인길 기획처장은 “의대를 갖고 있는 대학들이 대부분 1차 심사를 통과했는데, 이럴 바엔 그런 학교만 신청을 받지 그랬느냐”며 “정부의 의약분업·제약산업 육성 정책 취지가 퇴색되고 기득권 세력만 보호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김성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