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서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 추모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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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고(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 1주기인 16일 오후 7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추모미사가 열렸다. 성당 안은 1300여 명의 추모객으로 빼곡했다. 미사를 집전한 정진석 추기경은 강론에서 “그분은 추기경, 대주교, 사제이기 전에 따뜻하고 여린 마음을 지닌 한 사람이었다. 이 시간 김 추기경님에 대해 아무리 회고를 해도 끝이 없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 선종 1주기 추모미사’가 16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과 주교단·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거행됐다. 천주교 서울 대교구는 다음 달 28일까지를 공식 추모기간으로 정했다. [김성룡 기자]


이어 정 추기경은 “김 추기경님은 평생의 삶을 통해 인간에 대한 사랑을 말과 행동으로 온전히 보여주셨다. 자신의 삶을 완전히 낮추어 다른 모든 이의 밥이 되기를 바라셨다”고 추모했다.

미사 도중에 김수환 추기경의 생전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5분간 상영됐다. 성당에는 그리움의 침묵이 흘렀다.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것을 나누고 비운 당신의 뜻을 따라 우리 모두 행복한 바보가 되렵니다’란 동영상 말미의 구절이 추모객의 가슴을 울렸다.

정 추기경은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나누었던 ‘김 추기경의 대화 방식’에도 각별한 방점을 찍었다. “김 추기경님은 당신과 전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도 즐겨 하셨다. 진정한 대화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화를 통한 소통이야말로 모든 이를 하나로 만들어 준다.” 김 추기경의 삶을 빌려 우리 사회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추기경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갈등과 분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김 추기경님의 삶을 모범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김 추기경님과 같은 시대를 살 수 있도록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글=백성호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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