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 체니 전권 행사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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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당선자는 차기 행정부에서 국가 의전상 수반 역할만 하고 딕 체니 부통령 당선자가 전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영국 시사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도 최근호에서 체니가 비서실장과 상원의장.국방장관의 세 가지 직책을 모두 합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체니는 지난달 7일 대선이 끝난 직후부터 부시 후보를 대신해 플로리다주 법정 소송을 진두지휘했다.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을 플로리다로 보내 법률팀을 이끌도록 한 것도 체니가 결정한 것이다.

또 36일간 언론을 상대로 한 고어 후보와의 여론전쟁도 체니가 도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부시 당선자의 국정운영 스타일이 세부적인 사안들과 씨름하기보다 큰 목표를 설정하고 결정하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식 스타일을 선호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체니 부통령의 역할과 비중이 미 역대 어느 정부보다 두드러질 전망이다.

현재 체니는 새 정부의 각료 및 수백명이나 되는 고위직 인선, 예산검토와 모호한 선거공약의 구체화 등 정권인수 작업에 전부 관여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체니의 향후 국정운영 방식이 '효율과 결과를 중시하는 기업의 최고 경영자 스타일' 이 될 것이라며 부시는 미 합중국 주식회사의 '이사회 회장' 으로, 체니는 '최고경영자(CEO)' 로 각각 역할을 분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시 당선자는 22일 존 애슈크로프트(58.사진) 미주리주 상원의원을 법무장관에 임명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 탄핵안에 앞장섰던 그는 공화당내 강경파로 전 미주리주 법무장관과 주지사를 지냈다. 지난달 7일 연방 상원의원선거에선 경비행기 사고로 숨진 멜 카너핸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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