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번역회사 설립 양원곤씨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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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국내 단행본 중 영어 ·일어로 된 외서(外書)번역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선.물량 면에서 국내 저작물 이상 가는 비중을 갖는 것이 번역서이다.

하지만 국내 출판계의 숙제인 번역의 질을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적 방안을 모색해본 이는 많지 않다.

'번역왕국 일본'의 출판을 떠바치는 존재인 신뢰할 만한 번역학원 '바벨'같은 교육기관의 설립 같은 구조적 방안 말이다. 사정이 그러하니 '번역 산업'의 가능성에 주목해본 이도 많지않다.

국내 유일의 단행본 번역회사로 주목받고 있는

'엔터스 코리아(http://www.enterskorea.com)'의 대표 양원곤(36)에게 물었더니 금새 답이 튀어 나왔다.

"번역가에게 지급되는 액수를 기준으로 봐도 한해 원고료의 총액은 약 3천억원 수준이다.2백자 원고지 장당 1-2천원 할 정도의 고료의 수준을 감안한다면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그것이 단행본 출판번역에 국한된 것이고,이른바 산업번역 시장은 훨씬 크다."

그에 따르면 각종 수입상품들의 사용설명서 번역을 다루는 산업번역 분야는 연 2조원 규모. 번역의 또 다른 영역인 미디어 번역(영화, 비디오 자막)까지 감안한다면 엄청나다.

양원곤은 3개 영역 중 가장 정교함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출판번역 시장에 지난 97년 기업 형태로 뛰어든 최초의 인물.학원 강사에서 변신을 한 것이다.

"지난해 출판사로부터 의뢰받은 단행본 종수(種數)가 2백50종이다. 올해는 3백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출판사, 번역가 사이에 알음알이로 연결되던 번역의뢰가 시스템화되어 가는 징후다. 물론 엔터스코리아의 번역의 질에 대한 신뢰가 전제가 됐기에 가능한 수주 업적이다."

엔터스 코리아는 산하에 인터넷 번역 교육 기관인 '트랜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영어의 안정효,일어의 김난주 같은 스타급 교수진이 강사로 활동하면서,현재 3백여명의 번역지망생들을 키우고 있다.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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