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사, 우주통신 사업 날개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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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항공.우주산업의 미래는 우리가 만듭니다."

보잉사의 연구개발(R&D) 조직인 '팬텀웍스' 를 이끄는 조지 뮐러 부사장은 "보잉의 경쟁력은 우리 조직에서 나온다" 고 자신있게 말했다.

세계 최대의 항공사인 미국 보잉사는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성능이 뛰어난 항공기와 우주선을 개발하기 위해 올해 15억 달러(1조8천억원 가량)를 투입했다.

보잉은 내년에 R&D비용으로 18억 달러를 책정했다.

보잉은 이 팀이 개발한 첨단기술과 공정.시스템을 상용기.군용기.우주발사체 제작및 운용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우주통신시대에 대비해 우주왕복선.우주정거장.델타 로켓 발사체 사업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주통신 사업 담당 존 로버 부사장은 "우리 사업부문이 지금은 전체 매출액(5백80억달러)의 12%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미래통신 시대에는 우리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 이라고 말했다.

◇ 기술개발에 전력 쏟는다〓시애틀과 남부 캘리포니아 등 미국 5곳에 있는 '팬텀 웍스' 직원은 모두 5천명. 이들이 5백여개의 최신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R&D를 맡고 있는 제리 애니스 부사장은 "상용기.군용기.우주선 분야의 국제 고객들에게 성능과 품질.비용에서 혁신적인 돌파구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일하고 있다" 고 말했다.

보잉의 '팬텀 웍스' 가 개발중인 최첨단 시스템으로는 ▶ 커나드 로터▶연속형 날개 동체▶X-37 시험용 재사용 우주선▶무인 전투기 등 다양하다.

커나드 로터는 헬리콥터처럼 뜨고 내려 좁은 공간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하며 제트기 처럼 날라다니는 차세대 비행기다.

내년 시험 비행에 들어가며 2002년부터 미국 해군과 해병에 납품할 예정이다. X-37 우주선은 조종사 없이 전자동으로 마하 25의 속도로 운항할 수 있으며 내년에 시험비행한다.

뮐러 부사장은 "연속형 날개 동체 비행기는 동체까지 유선형으로 만들어 재래식 비행기보다 연료 효율이 20% 가량 높다" 고 말했다.

제리 애니스 부사장은 "팬텀 웍스가 개발한 기술과 공정은 곧바로 델타발사체나 보잉 777 등 신제품 개발에 투입해 개발 주기와 비용을 줄이고 있다" 면서 "2016년 보잉 창사 1백주년이 되면 전세계 비행체 분야를 이끌어가는 기업으로 거듭 태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 우주.통신 시대를 연다〓보잉의 우주통신 사업은 ▶로켓 발사 서비스▶정보통신▶유인 우주비행과 탐사▶미사일 방위와 우주통제 부문으로 나뉜다.

우주 통신사업의 주력은 델타 로켓으로 불리는 육상위성 발사와 씨론치라는 해상 위성발사 프로그램이다.

보잉은 지난 1960년 이래 2백82회의 세계 최다 델타위성 발사기록을 갖고 있다.

존 로버 부사장은 "델타 로켓 발사체 시장은 올해 7억달러에 그쳤지만 5년 뒤에는 27억달러에 이를 것" 이라면서 "한국통신의 무궁화 2호로 발사됐던 델타Ⅱ 로켓의 경우 93개가 발사됐으며 성공률은 97%" 라고 말했다.

그는 "4천~1만3천㎏의 위성체를 여러개 동시에 실을 수 있는 차세대 발사체인 델타Ⅳ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면서 "현재 미 공군 등과 40대의 발사 예약이 체결돼 있다" 고 말했다.

델타사업 담당 진 힌슨 이사는 "97년 이후 델타 로켓의 발사 성공률은 1백%에 이르는 등 정확성과 신뢰성이 높다" 면서 "우주정거장에서 지진을 예측하고 화성을 탐사하는 등 우주개발의 가능성은 무한하기 때문에 일감이 늘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보잉의 우주통신 부문이 자랑하는 또 하나의 위성발사대는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있는 해상 발사대다.

보잉이 4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기업들과 합작 운영 중이다.

보잉은 발사추진 플랫폼과 우주선을 제작, 적도 부근의 태평양 크리스마스섬 근처 바다에서 위성체를 발사한다. 그동안 6번을 발사했으며 17건의 예약을 받아놓았다.

이 발사대의 파울라 콘 이사는 "적도 부근에서의 해상 발사는 궤도 진입 시간이 적게 들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면서 "북한이 군사용 미사일 발사 시험을 포기하고 통신 등 상업용 위성을 발사한다면 미국 정부가 거부할 이유가 없으며, 우리가 발사해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롱비치=김동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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