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식 교육' 취업난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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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전주공대 지적과는 졸업예정자 45명 중 35명이 이미 직장을 잡았다. 나머지 10명 역시 취업 걱정은 없다.

최소한 2~3군데 업체에서 '러브 콜' 을 받은 상태로 자신의 결정만을 남기고 있다. 이 학과가 완전 고용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측량분야에서 인력 수요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 금산 중부대학교 체육학부 안전경호전공 3학년 전원(8명)은 2002년 졸업 후 서울의 대기업으로 일찌감치 입사를 확정했다.

조기취업 비결은 교수진이 주도한 '맞춤식 교육' 에 있다.

IMF사태 이후 최악의 취업난 가운데서도 유독 잘 나가는 대학과 학과들이 있다. 전공 분야의 특수성을 인정 받는 경우가 많지만 치밀한 대입 준비를 통해 취업에 각별한 성과를 낸 곳도 적지 않다.

비록 이름이 생소한 학교와 학과라 하더라도 학생들은 명문대 유명학과가 전혀 부럽지 않은 상태다.

전주공대 지적과는 전선관.수도관.가스관 등 지하 설비의 설치 및 관리 등이 도시계획의 핵으로 떠오르면서 존재가치가 부쩍 커졌다. 첨단 정보기술로 각광받는 지적정보시스템(GIS)구축 사업도 이 학과의 인기를 더욱 높이게 됐다.

이학교 졸업예정자 조성진(趙成眞.28)씨는 "입학 당시 워낙 생소한 분야라 망설였지만 이제는 학과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고 말했다.

중부대학교 안전경호전공의 교수들은 신생 학과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예상, 학생들의 취업에 만전을 기했다.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취득시험을 앞두고 6개월 전부터 방학중에도 학생들을 등교시켜 강의를 했다.

또 학과 과목도 체육학위 주인 다른 대학 유사학과와 달리 기계설비.민간경비 등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강화해 차별화했다.

이 학과 김영인(金寧寅.51)교수는 "학생들이 대학입시생 못지 않게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3학년 전원이 자격증을 땄다" 고 말했다.

부산외국어대 베트남어학과는 전통적으로 취업이 잘 되는 학과로 꼽힌다. 이 학교는 일찍부터 학생들끼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학 때 베트남 지역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하거나 시장조사를 해왔다.

베트남에서 민박을 하며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 베트남 국민들의 의식.문화는 어떤지 등을 일찍부터 체득해 놓은 것이 취업에 큰 무기가 됐다.

충남 논산 건양대학교 세무학과도 1998년 첫 졸업생부터 내년 2월 졸업생들까지 3년 연속 취업희망자 전원이 일자리를 구했다.

직업훈련 개발교사양성을 위해 92년 설립된 충남 천안의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재학 중 자격증 취득을 졸업의 필수요건으로 정해 올해까지 4년 연속 전 학과 취업 1백%를 달성했다.

광주보건대 보건계열 물리치료과.치위생과.간호과.피부미용과.안경광학과 등도 올해 취업률 1백%를 기록했다.

경북의 구미1대학 생활체육과는 지난해 53명 전원 취업에 이어 올해도 취업대상자들이 대부분 88올림픽기념관을 비롯한 체육관련기관 등에 들어갔다.

광주 송원대 유통정보과도 올해 졸업생 62명 가운데 군입대 3명을 제외한 59명 전원이 취업에 성공할 정도로 '잘 나가는 학과' 로 자리잡았다.

목포해양대 해상운송시스템학부 순수 취업대상자 1백48명 가운데 1백33명이 취업에 성공해 취업률 90%를 기록했고 기관공학부도 졸업생 1백43명 가운데 91%에 달하는 1백30명이 취업했다.

정용백.장대석.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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