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적대적 M&A 금지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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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유럽의회는 13일 유럽연합(EU)지역의 기업들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법안은 적대적 M&A의 대상이 된 기업 이사회가 주주들의 승인 없이도 방어 수단을 취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

법안은 또 적대적 M&A를 당하는 회사는 노조 혹은 노동자 대표들과 반드시 고용안정을 위한 협상을 해야하는 조항도 담고 있다.

적대적 M&A를 하려는 측에서 이사회의 결정에 반대해 법적 소송을 낼 수는 있지만 소송이 장기화하면 M&A를 통해 실익을 얻기가 어려워진다.

또 M&A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해당 기업의 고용안정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M&A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효과가 있다.

이 신문은 그러나 EU 회원국 정부들과 EU집행위, 그리고 영국이 이 법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어 시행에 들어가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대적 M&A에 제한을 가하는 이 법안은 지난 10년간 줄곧 논란이 돼 왔다.

EU는 회원국 전체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핵심 법안의 경우 회원국 만장일치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안이 폐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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