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무료급식소 이용자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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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무료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점심시간이 되면 무료 급식소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과 40대 중년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시린 손을 "호호" 분다.

불경기로 용돈이 줄거나 실직으로 한끼 해결이 어려운 사람들이 대부분. 빠듯한 예산에 찾는 사람이 늘자 급식량도 조금씩 줄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지역 급식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찾는 사람이 지난 봄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사회복지관.종교단체.경로당.사회단체 중심으로 운영되는 무료 급식소가 부산에는 2백여 곳, 울산에는 34곳, 경남에는 1백40여 곳이 있다. 하루 평균 50명 이상 찾는 곳도 수십 곳이 된다.

◇ 함께하는 이웃 나눔의 터=부산시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 대공원 입구에서 12년째 무료 급식을 하고 있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점심을 제공한다.

주로 인근의 노인들이 이용하며 가끔 어린이 대공원에 산책 오는 사람들도 찾는다. 요즘 하루 평균 1백여 명이 찾는다.

권경업(50.부산시인협회 이사)씨가 1989년 봄 약수를 받으러 왔다가 굶고 있는 노인을 보고 점심 대접을 하기 시작했다. 051-242-3201

◇ 해운대 운봉종합복지관=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 주공아파트 단지에 있으며 부산에서 두 번째로 많은 하루 2백여 명이 찾는다.

낮 12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1시간 동안 급식을 한다. 65세 이상 거동이 불편한 노인 50여 명에게는 도시락 배달도 해준다. 지난 달부터 하루 이용 인원이 50~60여 명 늘었다. 051-782-5005

◇ 바른손 교회 무료급식소=부산시 중구 중앙동 부산대교 아래 공터에서 매일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요즘 하루 1백50여 명의 노숙자와 노인이 찾고 있다.

두 달 전보다 30명 이상 늘었다. 찾는 사람은 증가하는데 반해 후원은 계속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051-441-0648

◇ 목련의 집=울산시 중구 태화동 제일중학교 인근 철탑 옆 가 건물에서 점심을 제공한다. 자원봉사단체인 '함께 하는 사람들' (운영위원장 손경숙.50)회원 2백30여 명의 후원금.노력봉사로 운영된다.

요즘 하루 평균 1백50여 명이 이용한다. 월~금요일 오전 11시50분부터 오후 1시까지 배식한다. 내년 1월부터는 토요일에도 점심을 제공할 계획이다. 저녁식사를 할 수 없는 실직자.노인 14명에게는 도시락도 싸준다. 052-246-4242

◇ 적십자 사랑의 집=적십자 울산지사 봉사원들이 운영한다. 울산시 신정5동 울산병원 공영주차장 옆 조립식 건물에서 월~금요일(공휴일 제외)오전 11시30분부터 낮 12시30분까지 문을 연다.

노인.실직자.장애인 등 하루 평균 1백30여 명이 찾는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20여 명에게 도시락을 싸준다. 052-250-4897

◇ 마산 한마음의 집=마산역 앞에 있어 경남도 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천주교 마산교구 사회복지국이 운영하며 창원.마산 지역 10여 개 성당 봉사단체 회원들이 돌아가며 밥을 짓는다.

특히 마산역.마산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 노숙자와 실직자 등 3백30명이 이용한다. 10평 남짓한 식당이 비좁아 오전 11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배식한다. 몸이 불편해 급식소로 나오지 못하는 노인 50여 명에게 도시락 배달도 해준다. 055-299-2474

◇ 창원 참사랑의 집=참자원봉사회(회장 강외숙.45)회원들이 창원시 소답동 창원향교 앞에서 운영한다. 하루 1백30여명이 찾는다.

혼자 사는 노인 1백여 명에게 도시락을 배달해 준다. 봉사단체가 탁로소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노인들이 식사뿐만 아니라 각종 치료시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매달 한차례 창원대생들이 모든 노인들을 초대해 기숙사에서 점심을 대접한다. 055-256-9944

허상천.김상진.김관종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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