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점수로 어디 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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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2일 수능 성적표를 받아든 85만여 수험생과 가족은 치솟은 수능 점수에 기뻐하지도 못하고 속만 썩이고 있다.

사설 입시기관들이 내놓은 대학.학과별 예상 지원가능 점수가 역대 입시사상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입시 전문기관들은 서울대 상위권 학과의 경우 인문계.자연계 모두 3백95점 이상을 합격선으로 잡았다.

이는 수능에서 두개 이상만 틀려도 불안해지는 점수대다. 여기엔 특차 모집에서 반영하는 학교생활기록부 성적(내신성적)은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대 특차의 경우 내신성적은 인문.사회계는 19.2%, 자연계는 20% 반영하는데, 고교 때 성적이 좋지 않으면 수능성적을 잘 받아도 불안해진다.

서울대 특차 내신성적에서 등급간 격차는 1.5점이다. 우수 학생이 많이 모여 있는 고교일수록 내신성적을 잘 받기가 쉽지 않아 그만큼 불리한 것이 현실이다.

연세대.고려대와 상위권 대학의 특차 인기학과는 인문계 3백87~3백93점, 자연계 3백85~3백96점으로 예상된다.

등록금이 저렴하고 장학금 혜택이 많은 지방 국립대는 다소 여유가 있다. 특차에서 상위권 학과는 인문계 3백76~3백85점, 자연계 3백83~3백90점, 중위권학과는 인문 3백70~3백75점, 자연 3백74~3백82점으로 전망됐다. 정시모집에서는 3백50점대까지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 대학은 인문 3백58점 이상, 자연 3백50점 이상이며 4년제 대학은 인문 3백2점 이상, 자연 2백82점 이상이다.

특차 모집에서는 이처럼 지원가능 점수대가 높지만 '빈틈' 도 있다. 지난해 특차에서 연세대.포항공대.한양대 등 1백13개대 모집 단위에서 1만2천4백여명(전체 10.7%)이 미달됐다.

무조건 하향 안전 지원하기보다 정시 모집에서 네 차례의 지원 기회가 있는 점을 감안해 가고 싶은 학과에 소신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시 모집에서는 특차보다 지원가능 점수대가 더 내려간다. 지방 국립대 상위권학과는 인문계 3백67점 이상, 자연계 3백73점으로 전망된다. 4년제 대학은 인문계가 2백53점 이상, 자연계는 2백55점 이상이다.

취업 등을 고려할 때 3백점대 안팎의 학생은 일반대보다 공부하는 기간도 짧고 취업도 잘되는 전문대를 염두에 두고 지원 전략을 짜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대는 1백여 곳이 넘는 대학에 복수 지원할 수 있다. 사실상 무제한인 셈이다. 게다가 수능성적 반영 비중이 높지 않으므로 취업.통학거리.학내분규 사정 등을 감안해 지원을 고려해볼 만하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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