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경북도지사 선거전 … 리턴매치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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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6·2 지방선거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9일 정장식(59)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 맨 먼저 경북도지사 선거전에 불을 댕겼다.

정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은 이날 오전 경북도 선거관리위원회에 공탁금 1000만원을 내고 경북도지사 선거의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경북도당으로 옮겨 기자간담회를 열고 “16개 시·도에 대한 각종 삶의 질 평가와 조사에서 경북이 항상 하위권을 맴도는 것은 결국 리더십의 문제”라며 “실패한 리더십이 경북의 왜소화를 가져왔다”며 공세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경북도지사 선거전이 사실상 막이 오른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김관용(68) 현 지사와 정장식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 공천을 놓고 치열한 양자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맞대결은 여러모로 주목을 받고 있다. 4년 전 한나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정 전 원장은 설욕을, 김 지사는 수성(守城)을 각각 자신하고 있다. 재대결이다. 특히 김 지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장을, 정 전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포항시장을 각각 역임, 친이·친박 간 대리전 성격을 예고하고 있다.

정 예비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새롭고 유능한 운전사가 경북의 운전대를 잡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올바른 길로 들어서지 않으면 경북의 왜소화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재선을 노리는 김 지사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기자간담회 뒤 정 예비후보는 경산의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해 실직자의 어려움을 듣는 것을 시작으로 표밭 갈이를 시작했다. 대구 범어네거리 현대증권 건물 선거사무실엔 ‘일자리 도지사 정장식’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그는 예비후보 등록 이틀째인 10일 포항을 찾아 죽도시장과 포항시청을 방문하는 등 바쁜 행보를 이어갔다. 구미와 안동 등지도 차례로 돌 계획이다. 정 예비후보는 “현직 지사의 프리미엄이 있지만 새롭고 젊은 리더십을 찾는 변화 욕구도 지역에 상당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 측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이다. 그는 일정 범위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예비후보 등록 대신 당분간 도정에 전념키로 했다. 그만큼 현안이 많다는 것이다. 김 지사 측은 4년간 업적을 낸 만큼 도정을 펴면서 현직 프리미엄을 살리면 경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경북도당 조영삼 사무처장은 “도지사 후보 공천 방법은 현재 중앙당에서 논의 중”이라며 “경선이 될 지 전략공천이 될 지는 아직 결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 쪽에선 아직 도지사 예비후보가 아무도 등록하지 않았다. 지난달 말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던 민주당 최영록(45) 문경·예천지역위원장은 “첫날 예비후보 등록을 준비했지만 중앙당이 등록을 보류시켜 당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국민참여당 경북도당은 환경관리공단 관리이사를 지낸 유성찬(46) 위원장을 11일 예비후보로 등록한 뒤 출마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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