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시만텍의 보안운영센터. 전 세계 29개 지역센터와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연결돼 지구촌 곳곳의 사이버 테러에 대응한다.[시만텍 제공]
보안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 지구촌 사이버 대전은 언제쯤, 어떤 모습으로 불거질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지난달 19일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시만텍 본사를 찾았다. 정문 입구부터 차량·방문자·방문 일정까지 철저한 검색을 거친 뒤에야 4층의 최고경영진 집무실로 인도됐다. 각 층 입구 승강기를 내리면 가방 크기만 한 거울이 걸렸는데, 거기엔 ‘시만텍 이즈 유!(Symantec is You)’란 구호가 있었다. 엔리크 살렘(45) 최고경영자(CEO)는 거울 문구에 대해 “회사(Company)는 곧 사람(People)이라는 경영이념을 뜻한다”고 말을 꺼낸 뒤 한 시간가량 기자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엔리크 살렘(Enrique T Salem) CEO=▷1965년 콜롬비아 출생 ▷미국 다트머스대 컴퓨터과학 전공 ▷90년 시만텍 입사 ▷2009년 CEO 취임
‘기술’은 시만텍의 엔진이다. 살렘 CEO는 “매출의 15%는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나 대기업들이 시만텍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기술이다. 보안 위협은 국가의 수퍼컴퓨터뿐 아니라 젊은이의 노트북으로 전방위 확산되고 있다. 또 세계를 거미줄처럼 연결한 인터넷PC에 이어 모바일기기로 번지고 있다. 그는 “이런 추세를 정확히 읽고, 기업마다 맞춤형 첨단 보안기술을 서비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상 위에 애플 ‘아이폰’과 아마존 ‘킨들’을 올려놨다. 그는 “스마트폰 대중화 원년일 올해부터 모바일 보안 문제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이버 테러 공격이 시·공간 제약 없는 모바일 인터넷으로 다양해져서다. 시만텍의 성공 역사에서 ‘M&A’는 기본 인프라에 속한다.
살렘 CEO는 “더 많은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2005년 보안솔루션 회사인 베리타스를 당시 사상 최대 금액인 135억 달러(약 16조원)에 인수하는 등 지금까지 30여 개 사와 몸을 섞었다.
◆사이버 보안 위기=7·7 디도스 테러를 계기로 요즘 각국은 온라인 보안정책을 앞다퉈 강화하고 있다. 살렘 CEO는 “미국 정부도 시만텍의 자문으로 ▶조기 경보 ▶문제 해결 ▶대응 체계 구축 등 3단계 사이버 보안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고 전했다. 미국은 특히 한국 등 우방과도 긴밀히 사이버 보안네트워크를 운영할 계획이란다. 그는 ‘7·7 디도스 테러의 범인은 최첨단 추적기술로 어느 정도 알아냈다”며 “국가 간 외교 문제로 민간회사에서 언급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은 남북한 대치 상황이나 주변 강대국의 정치적 갈등으로 세계 최고의 사이버 전쟁터로 꼽힌다. 살렘 CEO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보안 시스템을 하루 빨리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테러는 지구촌 어디서나 언제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만텍은 한국을 온라인 보안기술 시험기지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은 유선에 이어 모바일 인터넷까지 대중화하는 추세로 볼 때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첨단 보안기술의 시험 운용 기회를 통해 국가적 보안 경쟁력을 높이고 우수 보안 인력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살렘 CEO는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지난해 4월 CEO에 올랐다. 전 세계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비용 절감에 나설 때지만 시만텍의 보안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는 “사이버 보안이 기업의 흥망을 좌우하는 시대”라며 “그만큼 대기업들이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무서워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미국)=이원호 기자
시만텍은 M&A로 도약 … 전 세계 1억1000만개 기업에 보안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