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 북 어디까지 왔나 <하> 이한우 교보문고 온라인 사업본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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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시장은 전자책만으로는 클 수 없죠.”

이한우 본부장은 “앞으로 전자책 시장은 단말기와 스마트폰 용으로 양분되고, 장르문학이 시장확대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근 기자]

이한우(51) 교보문고 온라인 사업본부장은 한국 전자책(e-북)이 처한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전자책 시장을 둘러싼 콘텐트·단말기·유통 부문의 치열한 선점 경쟁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의미다. 이 점에서 교보문고는 출판계가 주목하는 선발 주자다. 이미 6만5000종의 전자책 콘텐트를 확보했고, 삼성과 손잡고 신형 전자책 단말기 SNE-60K도 내놓았다. 하지만 마냥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애플의 ‘아이패드’, 아마존의 ‘킨들’ 등과 한판 대결도 예고돼 있다. 교보문고가 단말기 본격판매에 돌입한 8일 서울 내수동 교보문고 본사에서 이 본부장을 만났다.

-전자책 단말기를 새로 선보였는데 반응은.

“아직 반응을 말하기에 이르지만 이번 신형 단말기에 대한 고객들 눈높이가 매우 높다. 이 단말기는 스마트폰이나 PC와 달리 눈의 피로가 적은 전자종이를 채택했다는 점이 다르다. 1000권 이상을 저장할 수 있고, 사전도 찾고, 밑줄도 긋고, 메모도 할 수 있다. 신문을 받아보는 기능도 있다. 다양한 콘텐트 서비스에 대한 최종 판단은 고객이 내릴 것이다.”

-전용 단말기가 나오기 직전에 애플이 아이패드( i Pad )를 발표했다. 국내 시장을 잠식하지 않겠나.

“긍정적인 면을 볼 필요도 있다. 단말기 보유자가 늘어나는 것은 전자책 시장을 확대를 위해서 좋은 일이다. 어차피 대세는 정해졌다.”

-교보문고가 단말기 무선서비스까지 도입하며 전자책 시장에 나선 이유는.

“전자책 준비는 1990년대 중반 시작했는데, 컴퓨터에 의존하는 전자책 시장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전용단말기(device) 공급이 필수다. 2000년대 초반에 전자책 시장 분위기가 조성됐다가 실패한 것도 전용 단말기가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국내외에서 소비자가 만족할 단말기들이 속속 나오고 있으니 올해가 전자책 대중화의 원년이 되는 것은 틀림없다.”

-지난해 전자책 매출은 어땠나.

“약 50억원 정도였는데, 후반기 들어 급증했다. 지방자치단체·도서관·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B2B거래가 70%였고, 나머지가 개인 고객(B2C)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올해 매출은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B2C분야 독자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트는 얼마나 준비됐나.

“6만5000종 정도다(학술논문 13만 종 제외). 올해 1만5000종을 추가할 계획이다. 결국 문제는 콘텐트 확보다. 내부에 콘텐트 수집 전담팀을 꾸려 KPC(한국출판콘텐트)와 협의를 하고 있고, 출판사와 개별 접촉도 하고 있다.”

-가장 수요가 많은 분야는.

“전문서는 종이책으로 보고, 가벼운 장르문학을 전자책으로 보는 경향이 우세하다. 지난해 전자책 판매 순위는 소설 19.8%, 경제·경영 14.7%, 자기계발 10.7%, 외국어 8.8%, 취미·실용 8.1% 순이었다. 앞으로 장르문학 분야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 본다. 지난해 판매된 전자책 소설분야의 절반 가량이 판타지·무협·추리·로맨스 등 장르문학이었다.”

-향후 전망은.

“전자책 시장이 종이책 시장을 잠식하기보다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장르문학에 거리감이 없는 젊은층을 독자층으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크다. 기존에 출판사를 섭외하기 어려웠던 인디라이터(독립 필자)들도 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다. 새로운 콘텐트와 유통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글=이은주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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