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신간] 일석 이희승 전집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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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국어학자 일석(一石) 이희승(1896~1989) 선생의 저술을 모은 '일석 이희승 전집' (서울대 출판부.사진)이 나왔다. 총 아홉권, 5천7백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국어학에서의 학술적 성과는 물론, 일석의 삶은 그 자체로 한 시대의 귀감이 될 만했다. 일제시대 경성제대에서 조선어를 공부한 일석은 1930년 조선어학회에 입회하면서부터 한글연구에 몰두한다. 이듬해엔 조선어문학회를 창립한다.

42년 '조선어학회 사건' 으로 3년간 옥고를 치르기도 한 일석은 해방 후 '국어학개설' '국어대사전' 을 편찬하는 등 한글의 현대화에 앞장섰다. 그는 국한문혼용론자였다.

전집의 전반부는 '딸깍바리' 선비답게 책상머리에서 연구한 한글연구의 성과물로 채웠다. 제1권에는 '국어학개설' '국어학논고' 등 국어학 분야의 저작이, 제2권에는 국어교육과 정책에 관한 저술이 들어있다.

제3.4권에는 '한글맞춤법해설서' 와 '새문법' 등 문법교재가 담겼으며, '중등글본' 등 글짓기 교재는 제5권에 모였다.

일석은 빼어난 시와 수필도 많이 남긴 문장가였다. 수필집 '벙어리 냉가슴' '소경의 잠꼬대' , 시집 '박꽃' 등은 제6~8권에 실렸다. 마지막 제9권에는 자서전 '딸깍발이 선비의 일생' 과 기타 좌담.대담 등을 담았다.

전집은 기획 3년만에 빛을 봤다. 원래 선생의 10주기인 지난해 11월 발간예정이었으나 워낙 남긴 글이 많아 이곳저곳에서 모으다보니 1년이 늦춰졌다고 한다.

이희승선생기념사업회(회장 강신항)과 유족들이 주축이 됐다. 기념사업회는 9일 오후 5시 서울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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