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성묘 지내고 남은 음식 싸가지고 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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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음력 10월에는 제사음식을 만들어 조상들의 묘에서 묘사(墓祀)를 지내고 그 음식을 나눠 먹는 미풍양속이 옛날부터 내려왔다.

특히 제사를 지낸 뒤 조상님들 드시라고 봉분 주위에 술을 뿌리거나 음식물을 두고 가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조상들에 대한 이러한 지극한 마음이 오히려 묘를 해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봉분 주위의 술과 음식냄새에 민감한 들고양이.오소리.너구리 등의 야생동물들이 봉분 주위로 몰려와 묘와 주변을 마구 파헤치고 축대와 봉분을 무너뜨리기까지 한다.

묘사 후에 묘소 주변에 남겨둔 술과 음식이 묘를 훼손하는 간접적인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근처의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산간 오지에 있는 묘의 경우 묘사를 지낸 뒤에 묘 훼손이 크다고 한다.

따라서 환경오염의 방지 뿐만 아니라 조상의 묘를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묘사를 지낸 뒤 음식물을 깨끗이 싸가지고 오거나 봉분 주변에 술을 뿌리는 일을 삼가는 등 후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

엄윤정.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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