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12일 대전 육군교육사령부 무기고 앞에 승합차 한 대가 멈춰 섰다. 잠시 후 무기고 관리 책임자 홍모(47) 중령 등 군인 3명이 K2 소총 5정이 들어 있는 무기보관함을 통째로 빼내 승합차에 실었다. 반출된 K2 소총은 서울 구로동에 있던 민간 영상사격업체 N사 사무실로 옮겨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N사에 군용 총기를 불법 반출해준 혐의로 전 육군 중령 송모(53·전역)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송씨는 그 대가로 N사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 관여했던 홍모 중령 등 현역 군인 3명은 군 수사기관에 넘겨졌다. 경찰은 송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뇌물공여)로 N사 전 대표 김모(54)씨를 구속했다.
N사는 불법 반출한 K2 소총 5정을 그해 10월 열릴 예정이었던 국방부의 지상군 페스티벌 행사에 전시하려고 했다. 그러나 신종 플루 때문에 행사가 취소되면서 소총 5정은 N사 사무실에 114일간 보관됐다 다시 군 무기고로 옮겨졌다.
총기를 반출하기 위해 N사는 당시 중령이던 송씨에게 총 3300여만원을 건넸다. N사는 송씨에게 지난해 2월부터 10달간 월 100만원씩 쓸 수 있는 법인카드를 지급했다. 또 대학생인 송씨의 아들을 N사 직원인 것처럼 꾸며 아들의 통장으로 매월 250만원을 월급처럼 입금했다. 이에 대해 육군본부는 “해당 총기는 폐기 판정을 받아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행사 지원용”이라고 해명했다.
정선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