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족나들이 명소] 제주 용머리해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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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제주도 남제주군 안덕면 사계리 앞바다를 메우고 있는 '용머리해안' 은 장구한 세월 자연이 빚어낸 사암층 절벽이 1km가량의 거리를 두고 파도와 머리를 맞대고 이루는 장관이 일품이다.

최근 개봉된 영화 '단적비연수' 에서도 용머리해안이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연상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국내광고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촬영됐다는 이유로 제주의 '그랜드캐니언' 으로 불리기도 한다.

용머리해안에 얽힌 전설 한토막.

"옛날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秦始皇)은 왕국을 수호하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고도 마음이 불안했다. 먼 탐라섬에 왕후지지(王侯之地)가 있어 제왕이 등장한다는 예언 때문이었다. 풍수사를 보내 그 맥을 끊도록 했고 제주섬으로 들어온 그 풍수사는 용이 머리를 쳐들고 바다로 뛰어들려는 형상의 용머리 해안을 보고 그 왕후지지로 지목했다. 그가 용의 꼬리와 등을 내리쳐 맥과 혈을 끊자 땅은 신음소리를 내며 통곡했다."

최근 또 다른 학설이 나와 갑론을박중이지만 용머리해안은 1653년 '하멜표류기' 로 우리나라를 처음 서양에 알린 네덜란드인 하멜의 표착지로도 알려져 있다.

해안 진입로에 80년 그 표류인들을 기념하는 '하멜표류기념비' 가 세워져 있다.

해안을 따라 걷다가 만나는 해녀들에게 1만원을 쥐어주면 갓 잡아올린 소라.한치등 싱싱한 횟감도 맛볼 수 있다.

제주〓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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