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극위원회 '아·태 지역협력 방안 포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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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1세기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의 새로운 역할과 지역협력체 구성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포럼이 11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삼극(三極.Trilateral)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3일간 열리는 이번 포럼에선 3개 분과위원회가 각각 '글로벌 시스템에서의 아.태지역의 미래' '한반도의 향후 전망' '세계화의 도전, 북미.유럽 및 아.태지역의 새로운 도전' 이란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찰스 모리슨(하와이 동서연구소장.발제자)〓아.태지역은 세계경제에서 핵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국제협력체 구성과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중국.대만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여전히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역내에서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참여 없이 효과적으로 대응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문제란 거의 없다. 특히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일본 등 아시아 국가간 이해.협력은 보다 긴밀해지고 있다.

이런 때 아시아지역 민간부문에서 지도자들이 대화.협력을 통해 역내 현안을 조망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냉전시대 아시아지역 지역협력체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부분적인 형태로 이뤄졌다. 냉전 이후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협력체는 공동 이익을 대변하거나 현실화하기에는 너무 포괄적이어서 구체화하기 어렵다.

21세기에는 아시아 국가들이 역내는 물론 지구촌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기존 아시아 협력체의 약점을 최소화하고, 역내의 고유한 정체성을 잘 표현하는 지역협력체를 새롭게 창설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아.태지역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한다.

▶주수프 와난디(인도네시아 국제전략문제 연구소 집행위원)〓지역협력체.기구는 경제.안보적 차원에서 중요하지만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병 통치약은 아니다.

아시아에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안보면에서는 한반도와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고,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 비핵화 문제도 현안이다. 때때로 미.중관계도 껄끄럽다.

아시아지역은 APEC.아세안 등 지역협력체를 갖고 있지만 회원국간 빈부격차가 크고 정치체제가 판이하게 달라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정치.경제체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로가 공통점을 찾아나가는 지혜를 발휘할 때 성공적인 지역협력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회원국들의 비전과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나카 나오키(일본 21세기 공공정책연구소장)〓새 경제질서가 아시아에서 형성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지난 6월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머지않아 통일이 성취되면 아시아지역에는 새로운 경제강국이 출현하게 된다.

중국은 최근 금융부문에서 꾸준하게 신자본주의 모델을 도입하면서 역내 시장경제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지역은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어 불안정한 상태다. 이는 일본 경제에도 걸림돌로 작용하며 전체 아시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따라서 지역협력을 제도화하는 과정에서는 이러한 주요 변화를 잘 검토해 반영해야 한다.

유권하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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