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3년, 전설이 된 록사운드 시카고 “7년 만에 뵙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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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왼쪽부터 리 로크네인(트럼펫), 월터 패러자이더(우드윈드), 제임스 팬코(트럼본), 로버트 램(키보드·보컬), 루 파디니(키보드·보컬), 제이슨 셰프(보컬), 키스 하울랜드(기타), 트리스 임보든(드럼). [인넥스트트렌드 제공]

‘하드 투 세이 아임 쏘리(Hard To Say I’m Sorry)’ ‘이프 유 리브 미 나우(If You Leave Me Now)’ 등의 명곡을 다수 남긴 전설의 그룹 ‘시카고(Chicago)’가 한국을 찾는다. 2003년에 이은 두 번째 내한이다. 1967년 결성된 시카고는 지금까지 1억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기록을 세웠다. 아직도 매년 100회 이상의 공연을 소화하고 있다.

밴드의 원년 멤버인 키보디스트 로버트 램(66)을 e-메일 인터뷰했다. 아내가 한국계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그는 “7년 전 공연 당시, 서울의 팬들을 보며 아내가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시카고는 대중적이면서도 독특한 음색을 자랑해왔다. 기타·드럼·베이스의 기본 록밴드 구성에 트럼본·트럼펫· 색소폰 등 관악기가 결합한 음악을 해왔다.

램은 “시카고가 만들어낸 우리 만의 사운드”라고 말했다. 장르도 재즈록에서 팝 발라드· 프로그레시브록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든다.

“결성 당시부터 록음악에 관악을 가미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처음에는 편곡이 쉽지 않았지만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독창적 사운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첫 음반부터 마지막 음반까지 쭉 들어보면, 다른 그룹이 흉내 낼 수 없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시카고는 미국 시카고 드폴 대학의 동창생 7명이 모여 만들었다. 물론 위기도 여러 번 있었다. 78년 기타리스트 테리 캐스가 총기 사고로 사망했고, 85년 메인 보컬 피터 세트라가 솔로 활동을 위해 팀을 떠났다. 그럼에도 ‘시카고만의 사운드’를 지키겠다는 멤버들의 의지는 강했다. “우리는 여느 가족과 마찬가지로 결혼이나 이혼, 죽음 같은 다양한 변화를 겪어야 했죠. 그런 시간을 함께 견뎠다는 게 무척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한국 공연은 필리핀·일본 등에서 이어지는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무대다. “지난 40여 년을 기념하는 히트곡 퍼레이드가 될 겁니다. 팬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20~30곡을 엄선했어요. 멤버 전체의 완벽한 연주를 기대해도 좋습니다.”

23일 오후 8시 서울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 02-3446-3266.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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