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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층형 아파트 인기도 두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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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 동탄신도시 시범단지에서 지난 7월 분양된 포스코 더샾 아파트 복층 구조. 사진은 2층에서 내려다본 54평형 거실이다. 왼쪽은 54A평형 실내투시도.

새로 분양되는 복층형 아파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어떤 평형보다 먼저 팔리는가 하면, 최근 입주한 복층형 아파트는 매물이 없을 정도다. 가격도 해당 단지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1980~90년대에 지어진 복층형이 수요자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과 달리 요즘의 복층형은 공간 활용과 기능의 다양함이 보태져 상한가를 달린다.

◆ 자리 잡아가는 복층 구조=지난 7월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분양된 포스코 더샾 아파트는 514가구 중 54평형 12가구가 복층형으로 설계됐다. 다른 4개 평형(31~45평형)은 초기에 전부 계약되지 않아 예비 당첨자에게 넘어갔으나 복층형만은 계약 이틀 만에 모두 주인을 만났다. 단층형보다 분양가가 평당 22만~40만원 비쌌는 데도 훨씬 많은 인기를 누린 것이다.

포스코건설 조대연 마케팅 팀장은 "단독주택형으로 꾸민 복층 설계가 고급 수요층에 잘 먹힌 것 같다"며 "특히 2층에 널찍한 테라스와 거실.침실.욕실까지 갖춘 독립공간으로 꾸민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12일부터 청약하는 동탄 2차 동시분양에서는 월드건설이 61평형을 복층형으로 설계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삼성래미안 복층형은 분양 초기에는 관심을 끌지 못하다 입주시점에 가치가 크게 상승한 사례다. 60B평형 24가구가 복층형인데 분양가가 5억8000만원이었으나 현 시세는 9억7000만~12억원에 이른다. 인근 삼성공인중개사무소 박한숙 실장은 "분양 초기에는 단층형인 60A평형의 분양권 값이 더 비쌌으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고 말했다.

두산산업개발이 지난 5월 경기도 부천시 중동 신도시에 분양한 위브더스테이트 70, 80평형 8가구(복층형)는 분양 직후 웃돈이 최고 1억원까지 붙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다락방 형태의 미니 복층도 인기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경기도 이천시 갈산동의 홈타운 33~59평형 230가구 중 꼭대기층을 미니 복층으로 꾸며 일찌감치 모두 팔았다. 다른 층은 초기계약 때 평균 70%만 팔렸다. 정흥민 소장은 "분양가가 기준 층보다 가구당 1800만~2500만원 비쌌는데도 9~11평의 다락방과 테라스를 쓸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돼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 기능의 다양성이 강점=전문가들은 복층형 인기에 대해 설계가 개선되고 기능성이 좋아진 점을 들고 있다. 이제까지 복층형의 단점이었던 답답함을 없애기 위해 층고를 높여 개방감을 확보하면서 베란다 이용도까지 높인 것이다. 주택주거문화연구소 김승배 소장은 "꼭대기에 마련되는 복층의 경우 중간층보다 조망권이 확보되고 독립공간으로서의 기능이 더해져 전문직 종사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존의 복층형은 큰 관심을 모으지 못하는 편이다. 서울 송파구 오륜동의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64평형 복층형은 매매가가 11억~12억원으로, 57평형(12억~14억원)보다 싸게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2층에 작은 침실이 많아 개방감이 없다는 단점 때문에 상승세가 약한 편"이라고 풀이한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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