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즈를 개발한 옛 소련의 겐리히 알츠슐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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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호 24면

트리즈를 개발한 사람은 옛 소련의 겐리히 알츠슐러(1924~98사진)다. 그는 너무 뛰어난 창의성 때문에 옥고를 치르기도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트리즈 이론 완성에 도움이 됐다. 그는 14세 때 이미 특허를 등록한 천재다. 광산이나 물 속에서 호흡할 수 있도록 과산화수소에서 산소를 추출해 내는 장치가 그것이다. 22세인 1946년부터는 해군 특허 파트에서 근무했다. 소련연방발명자대회에서 발명상을 두 번이나 받기도 했다. 이때부터 당시 해군에서 보관하고 있던 20만 건의 특허를 읽고 분석해 트리즈의 뼈대가 되는 핵심 이론을 40년대 후반 완성했다.

 그가 20만 건의 특허를 짧은 기간에 분석할 수 있었던 것은 2시간 이상 차분히 읽어봐야 하는 미국 특허와 달리 옛 소련의 특허는 5분이면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재산권이 인정되지 않았던 옛 소련 특허는 문제, 아이디어, 해결 방법 3가지로 구성되고 독창성이 인정되면 특허가 발급됐다. 특허가 재산권에 대한 권리라기보다는 발명가로서의 명예로 여겨졌던 셈이다.

 당시 자신의 이론에 확신을 가진 그는 ‘소비에트연방의 창의적 사고능력 향상을 위한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스탈린에게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 편지로 그는 옥고를 치러야 했다. 소련 정부는 그를 사회에 불만을 품은 자로 인식했고 곧 바로 체포했다. 그는 25년형을 선고받고 수용소(굴락)에서 스탈린이 사망할 때까지 5년간 감금돼 있었다. 하지만 수용소 생활은 그의 이론을 완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수용소에서는 사색만 할 수 있을 뿐 기록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72년에 그는 트리즈 관련 책을 처음 출간했다. 98년 그가 사망할 때까지 그와 그의 동료는 전 세계 200만 건 이상의 특허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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