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불점을 찍은 큰오색딱따구리
전들 시월 단풍에 물이 들지 않을까
관음사 느티나무들
단청 풀어 환한 날
나무야 참나무지 옹두리 하나 붙잡고
석공이 화강암에 정을 쪼듯 음각을 하듯
부리에 기(氣)를 모으고 중심을 찍어본다
한 달여 역사면 제 집을 완성한다
생목을 찍는 소리, 신새벽 목탁소리
소리가 소리를 물어
알을 깼네 화두를 깼네
비상하는 것들은 집착하지 않는다
깃을 내려 등을 맞대다 때되면 둥지를 뜬다
스님이 하안거 끝에
만행을 떠나듯이
- 홍 성 운
<시작메모>시작메모>
머리에 불점을 찍은 큰오색딱따구리
전들 시월 단풍에 물이 들지 않을까
관음사 느티나무들
단청 풀어 환한 날
나무야 참나무지 옹두리 하나 붙잡고
석공이 화강암에 정을 쪼듯 음각을 하듯
부리에 기(氣)를 모으고 중심을 찍어본다
한 달여 역사면 제 집을 완성한다
생목을 찍는 소리, 신새벽 목탁소리
소리가 소리를 물어
알을 깼네 화두를 깼네
비상하는 것들은 집착하지 않는다
깃을 내려 등을 맞대다 때되면 둥지를 뜬다
스님이 하안거 끝에
만행을 떠나듯이
- 홍 성 운
<시작메모>시작메모>
늦봄부터 한라산 관음사 참나무숲에는 큰오색딱따구리들의 나무 찍는 소리며 스님들의 독경소리가 가득했다.
그 소리소리 끝에 새끼새는 자라나 제 날개로 세상을 날고, 눈 푸른 스님들은 만행을 시작한다. 비로서 숲은 저들을 비워내고 혼자 물이 들었다.
그렇다. 가을 한라산은 참선하는 선승이다. 오색영롱한 사리다. 아니다 반가운 큰오색딱따구리다.
<약력>약력>
▷1959년 제주봉성 출생
▷공주사범대학 불어교육과 졸업
▷1993년 '시조문학' 추천
▷199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1998년 시집 '숨은 꽃을 찾아서' (푸른숲) 간행
▷역류동인.제주 오현고등학교 교사
한라산>